울산에 소재한 주식회사 네트(대표 이진웅)는 세계 최초로 인터넷 기반 '해상용 자동 교환식 전화 시스템'개발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1999년부터 조선, 해양 분야 네트워크 및 선내통신 시스템 전문 중소기업으로 약 2000여척의 실적을 보유한 관련 분야 세계 1위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해상용 자동 교환식 전화 시스템'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주관하는 지역산업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약 2년 동안 네트와 대우조선해양이 공동으로 개발해 상용화했다. 이는 중소기업과 대기업간 대표적인 상생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선박용 전화 시스템을 국산화한 네트와 대우조선 해양 기술진
선박용 전화 시스템을 국산화한 네트와 대우조선 해양 기술진
"국내 조선 산업경쟁력 한단계 업그레이드한 전기 마련"

선박에는 일상적인 통화용으로 자동 교환식 전화 시스템이 기본적으로 설치된다. 문제는 국내에서 건조하는 대부분의 선박은 아날로그 방식의 전화 시스템과 80년대에 디자인한 전화기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조선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의 대중화 및 모바일 기기의 사용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해상에서도 인터넷 기반 유무선 통신 기술 융합의 초기 단계가 진행되고 있어 더욱 그렇다.
네트가 개발한 선박 통신시스템은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에도 설치됐다
네트가 개발한 선박 통신시스템은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에도 설치됐다
차세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컨버전스에서 핵심적인 서비스로 부상한 인터넷 전화 시스템은 해상 위성 통신의 발달과 더불어 음성 전달의 표준으로 새로운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아날로그 전화시스템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저렴한 통신비용으로 인하여 조선, 해양 분야에서도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해상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특수한 제품 개발을 위한 기술과 비용 및 상대적으로 저렴한 마진 등의 이유로 국산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네트 권혁순 부사장은 “ 산업통상자원부의 기술개발 연구 자금이 지원되지 않았다면, 회사 자체적으로 개발하기에는 자금 및 인력 등의 어려움으로 시작도 못했을 것"이라며 "정부의 연구개발 자금 지원과 대우조선해양의 공동 기술개발 덕분에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해상용 자동 교환식 전화 시스템이 육상에서 사용하는 전화 시스템과 차이점은 무엇보다 위급한 상황에서 전관 방송을 하는 방송시스템 및 경보시스템과 연동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둘째, 해상의 특수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방수, 방폭 기능이 있는 전화기가 요구된다.네트는 해상에서 요구하는 이같은 조건들을 만족시키기위해 일상적인 통화를 위한 기본 장비인 해상용 IP-PBX(인터넷 기반 교환기), 방수 전화기, 실내용 전화기와 염분 등 해상 환경에 적합한 모듈을 개발했다.

또한 아날로그 기반 전관방송 시스템과 연동할 수 있는 서버 개발과 이러한 인터넷 기반 전화 시스템의 상태를 육상에서 모니터링하고 관리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연동되고 육상에서 원격 유지보수도 가능"

인터넷 기반 해상용 전화 시스템이 종래의 아날로그 시스템과 차별화된 특징은 스마트폰과 연동되어 무선 통신망이 구비된 선박에서는 유선 시스템과 같이 사용할 수 있어 한정된 장소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육상과 통화를 선박의 모든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네트는 해상은 물론 육상에서도 선박통신시스템을 원격으로 유지 관리할수 있는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네트는 해상은 물론 육상에서도 선박통신시스템을 원격으로 유지 관리할수 있는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또한 육상에서 사용하는 메시지 기능을 선박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선원들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욕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했다. 운항하는 선박은 날짜 변경선을 통과하면 시간이 변경되어 통일된 시간 정보 제공이 어려웠으나, 전화기 LCD창에 GPS에서 수신되는 표준시간을 현재 시간으로 변경하여 알려주는 기능과 공지사항, 식단 안내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도 부가적으로 제공하도록 개발됐다.

네트는 또 운항중인 선박에서 끊김 없는 통신시스템 구축을 위하여 전원 이중화 장치 및 무정전 전원장치의 적용과, PoE(Power over Ethernet)스위치의 접속 포트에서 인터넷 전화 트래픽과 PC 데이터 트래픽을 VLAN(Virtual LAN, 가상랜) 기술을 적용하여 데이터가 분리되도록 설계하여 트래픽 증가에 대비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IP 네트워크의 장애 발생으로 인터넷 연결이 끊기는 등의 문제 발생 시 하나의 채널을 추가로 사용할 수 있도록 자동 절체기술과 호 우회 라우팅 기술을 적용하여 시스템 이중화로 안정성을 높였다.
또한 IP-PBX와 전화기 상태를 육상에서 모니터링하는 원격유지보수 시스템을 개발하여 추가로 제공하고 있다.

IP-PBX는 백본 네트워크 관리 프로그램과 연동하여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On-off 기능 및 소프트웨어 수정이 가능하도록 개발해 수 십대에서 수 백대의 전화기 상태를 주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대우조선해양 표준설계 사양 선택…해외 수주 선박에 적용"


VoIP(Voice of Internet Protocol) 기반 해상용 자동 교환식 전화 시스템은 대우조선해양 선박 설계의 표준 사양으로 채택돼 LNG선, Container선 및 파이프 설치선 등 50여척 수주를 해 현재 10여척은 새로운 시스템이 탑재되어 이미 운항 중에 있다.

또한 디섹에서 설계하여 대우 망갈리아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10여척의 선박에 수주를 성공하였고, 미국 NASSCO 조선소에서 건조 예정인 선박에도 탑재될 예정이다.

이미 지난6월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에서 건조한 Container선에 새로운 전화 시스템 구축을 하여 인도함으로써, 국산 기술로 개발된 새로운 시스템이 유럽에 있는 조선소에도 진출하여 글로벌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사업에 공동으로 참가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영업설계 2그룹 이정규 부장은 “해상용 인터넷 기반 전화 시스템은 지금까지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해상용 통신장비 분야의 국산화의 길을 열게 되었고 선박 및 해양플랜트 부문의 대외 경쟁력 제고에도 크게 기여했다“ 고 말했다.

이 부장은 또 “해상용 인터넷 전화 시스템 개발은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트렌드 주도 및 국산 제품의 경쟁력 확보에도 큰 역할이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방폭형 인터넷 전화기 등 여러 종류의 해상용 통신장비 국산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트, 세계 초일류 선박통신 기업으로 거듭나겠다"

네트는 조선, 해양 분야 네트워크 및 선내통신 장비 전문기업으로 10여년 동안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사업화에 나서고 있다.

해상용 인터넷 전화 시스템 뿐만 아니라, All-IP 기반 해상용 CCTV 시스템 개발과 Wi-Fi 기반 신개념 시간 정보 제공 시스템, 인터넷 기반 장비의 원격 관리 시스템 개발에도 성공하여 상용화를 통한 글로벌 시장 개척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Wi-Fi 무선 네트워크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선박에 적용하여 250척을 인도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선박 및 해양플랜트 부유물의 새로운 통신망에 대한 연구개발도 같이 진행하면서 향후 동 부문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