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530억弗 vs 기재부 380억弗…올 경상흑자 전망치 누가 맞을까
정부와 한국은행의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 차이가 150억달러로 사상 최대 격차를 보이면서 올해 1분기 성장률을 놓고 경기 논쟁을 벌인 두 기관의 자존심 싸움이 경상수지 논쟁으로 번질 조짐이다.

한은은 최근 올해 경제전망을 수정하면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지난 4월 330억달러에서 200억달러나 늘려 잡았다. 반면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380억달러로 예상했다.

통상 두 기관의 경상수지 전망 차이가 59억달러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150억달러라는 격차는 ‘있을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구체적인 항목을 보면 상품수지 흑자 규모를 한은은 460억달러로, 기재부는 410억달러로 잡았다. 서비스 수지도 한은은 70억달러 흑자를, 기재부는 30억달러 적자를 예상하면서 100억달러의 격차를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상반기 배럴당 108달러였던 원유 도입 단가가 하반기에는 99달러로 떨어지고 중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서비스 수지도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재부는 한은이 예상한 530억달러는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5%에 육박한다며 수출입의 동반 부진으로 인한 불황형 흑자가 아닌 상황에서 경상수지가 이처럼 많이 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기재부는 특히 한은의 과도한 전망이 환율 정책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그동안 일본의 엔저 정책으로 한국 등 주변국의 대외 건전성이 흔들릴 수 있다고 비판한 것 자체가 설득력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그러나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이 높아지면 원화 강세 요인이 되지만 양적완화 축소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경우 자금 유출을 줄이는 완충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이심기/서정환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