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1980선을 맴돌고 있다. 국내외 호·악재가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관망심리가 길어지고 있다.

28일 오전 10시 51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43포인트(0.27%) 상승한 1985.40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1980선 부근에서 지지부진한 상태. 지난 14일 장중 1954.13까지 밀린 뒤 1970~1980선의 좁은 박스권을 이어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동안 증시를 엇누르고 있던 악재들이 하나둘 완화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6월 중 박스권 '우상향' 탈출 시도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달 중 1970선 지지력을 확인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며 "주중 추세적인 상승세가 어렵겠지만 2000선 돌파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던 중국 경기 부진과 일본 엔화 약세 등이 완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임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부진 우려로 소재산업 업종이, 엔화 약세에 따라 자동차 관련 업종이 부진했다" 며 "중국 경기나 일본 엔화 이슈가 추가적으로 더 악화할 것으로 보지 않아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연초 이후 경기에 민감한 대형주들이 부진해 중소형주들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6월 이후 상황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이상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달 이후 기대해 볼만한 호재들이 나올 수 있다" 며 "뱅가드 펀드 물량이 대부분 해소된 것으로 추정돼 외국인 매도 압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일본 통화정책에 대한 우려가 커져 그동안 '엔저'에 눌려있던 업종들이 다시 올라갈 것이란 기대도 생기고 있다" 며 "중국 경기 회복세가 더딘 가운데 유럽쪽 정책 변화가 모멘텀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코스피의 박스권 탈출 시기가 멀지 않았지만 향후 상승 속도와 강도에 대해선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임 연구원은 "악재들이 완화됐지만 추세적 모멘텀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며 "6월 초 미국의 경제지표 회복과 오는 6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변화 등이 주목할 만한 변수"라고 언급했다. 이어 "미국과 유럽 모멘텀이 확인될 경우 최근 2년내 고점이었던 2050선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