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르지오 메르쿠리 주한 이탈리아대사는 지난달 공관용 차량으로 1400㏄ 소형차 피아트 500(친퀘첸토)를 구입했다. 국내 등록된 재외공관차 중 가장 작다. 우리나라에서 외국으로 파견된 외교사절 중 공관용 차량으로 소형차를 구입한 경우는 한번도 없다. 메르쿠리 대사는 “소형차가 보편화된 유럽에서는 외교사절들도 경제적이고 기동성이 좋은 소형차를 타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대사의 소형차 사랑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는 제조업을 지탱하던 자동차 회사마저 흔들릴 위기에 놓였다. 지난해 이탈리아의 자동차 판매 대수는 1979년 이래 최저치로 추락했다. 메르쿠리 대사는 “위기에 처한 피아트에 힘이 되고 싶다”고 했다. “피아트는 이탈리아인들에게 자동차 회사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114년간 이탈리아 자동차 산업의 역사를 썼고 이탈리아를 디자인 강국으로 만들었죠. 제 첫 차도 피아트였습니다. 의리를 지키는 셈이라고 할까요.”

그는 수입차에 대한 인식 전환도 당부했다. “피아트를 비롯한 수입차를 국산차에 위협적인 존재로 여기지 않았으면 합니다. 수입차가 한국 시장에 들어오는 과정에서 한국산 부품 사용 비중이 높아지고 한국 산업에 기여하는 부분도 있거든요. 수입차도 외국의 음식, 영화처럼 새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해주세요.”
◆수입차 시장 ‘▽→◇→△’ 하체비만형으로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1~4월 판매된 수입차 약 4만8300대 중 2000㏄ 미만 중소형차는 2만5800여대로 53.5%를 차지했다. 작년 같은 기간(1만8900여대)보다 36.6% 증가했고 점유율도 6.3%포인트 늘었다. 올초 1400㏄ 가솔린 엔진을 얹은 피아트 500(친퀘첸토), 미니 페이스맨 등 소형차가 잇달아 출시됐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폭스바겐코리아가 1600㏄급 디젤 엔진을 얹은 소형차 ‘폴로’를 투입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