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여성들이 자립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보호받던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여성의 경제력과 사회적 파워가 커지면 최근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성추행 등과 같은 문제도 줄어들 겁니다.”

1966년 설립돼 47년간 임의단체로 운영되다 지난 3월 사단법인으로 전환한 ‘전문직 여성들의 모임’ 한국존타(국제존타32지구). 봉사 활동 영역을 넓히기 위해 법인화를 이끈 유은옥 한국존타 총재(사진)를 최근 서울 남산의 한 레스토랑에서 만났다.

존타는 1919년 미국 버펄로에서 처음 결성된 여성 리더들의 봉사모임으로, 현재 세계 64개국 3만1000여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존타는 미국 ‘수(Sioux) 인디언’ 언어로 ‘정직·성실’이란 뜻이다. 한국에선 현재 22개 클럽에 400여명이 등록돼 있다. 주로 기업인, 변호사, 의사, 교수 등 사회지도층 여성들이 회원이다. 김금래 전 여성가족부 장관, 조윤선 여가부 장관, 이연숙 전 제2정무장관, 이영애 전 국회의원, 이영자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등도 존타 회원이다.

존타의 활동에 대해 물었다. “존타는 여성의 권익 신장을 지지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여권신장만을 위한 단체가 아닙니다. 그동안 사회로부터 혜택받고 살아온 사람들이 그 재능을 사회에 되돌려주고자 하는 모임이에요.”

인터뷰 자리를 함께한 유 총재의 남편 김우룡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가 한마디 거들었다. “존타에는 남자 회원, 즉 ‘미스터 존타’도 있어요. 주로 부인들의 활동을 응원하는 정도지만 양성평등 사회 구현을 위해 남성들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봐요.” 김 교수를 비롯해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 조동성 서울대 교수, 김찬진 전 국회의원 등도 미스터 존타로 등록돼 있다.

존타의 설립 취지는 ‘봉사’다. 다른 봉사단체들처럼 독거노인 방문, 복지시설 위문도 한다. 하지만 존타의 주 사업은 의료·교육·안전을 보장받지 못하는 세계 여성들을 지원하는 것으로, 매년 회비를 모아 상당 금액을 국제본부에 보내고 있다. 올해 초 열렸던 평창 스페셜올림픽 때는 1억원 이상을 모아 머플러 4000개를 지원했다.

유 총재에게 존타와의 인연에 대해 물었다. “영국대사관에서 같이 근무했던 지인의 소개로 존타를 알게 돼 1996년 한국5클럽을 같이 만들었어요. 어쩌다보니 클럽회장, 서울지역연합회장, 총재까지 맡게 되더군요. 지금은 존타가 제 직업입니다. (웃음)”

2019년 100주년을 맞는 국제존타. 유 총재는 100주년 기념 세계대회와 관련해 포부를 밝혔다. “올해 한국지구에 ‘100주년 위원회’를 만들 겁니다. 이운경 안국병원장이 위원장을 맡을 예정이에요. 전 세계 3000명 이상이 참석하는 세계 존타대회를 서울에 유치하고 싶습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