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빵업계 1, 2위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영업적자에도 불구하고 해외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정부 규제를 피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공격적인 해외사업을 벌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 기업의 설명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파리크라상의 지난해 해외법인 영업손실은 52억7300만 원으로 전년(2011년)의 25억5200만 원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법인별로 살펴보면 베트남(PB 베트남)의 경우 2011년 1억8000만 원의 적자를 냈지만 지난해는 10억7000만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중국(상해선익공사, 천진SPC공사, 남경SPC공사, 대련SPC공사, 절강SPC공사)법인 쪽도 최소 2억4000만 원에서 최대 21억9000만 원까지 영업손실을 내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매출 비중이 절반에 가까운 뚜레쥬르를 운영중인 CJ푸드빌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해외법인 영업손실이 133억6000만 원을 기록하면서 2011년 58억7000만 원에 비해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중국(CJ Beijing Bakery)법인이 52억원 이상 가장 큰 영업손실을 냈고 미국(31억8000만 원), 베트남(21억3600만 원)법인이 그 뒤를 이었다. 미국에서 뚜레쥬르 가맹사업을 맡고 있는 뚜레쥬르인터내셔널(Tous Les Jours International Corp.)을 제외하면 사실상 모든 해외법인이 영업손실에 허덕이고 있다.

이 같은 부진은 해외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비용 때문으로 조사됐다. 두 기업 모두 지난해와 올해 잇따른 정부 규제로 국내 사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성장의 돌파구를 해외사업에서 찾을 수밖에 없는 상태다.

파리바게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월 평균 20개씩 매장 수를 늘려나갔지만 공정위의 모범거래기준안(동일 가맹점 반경 500미터 내 출점 금지)과 동반위의 제과점업 중기업종 지정 권고안(동네빵집 반경 500미터 내 출점 금지) 등 이중 규제가 겹치면서 올해 4개월 동안 20개의 매장을 내는데 그쳤다. 뚜레쥬르는 상황이 더 심각해 지난해 매장 수가 전년 대비 단 한 개도 늘지 않았다.

파리크라상 관계자는 "제과점업 중기적합업종 지정으로 국내 사업에 제약이 늘어나면서 짧은 시간 안에 해외진출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다 보니 초기 투자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며 "해외 매장의 경우 국내에 비해 투자비, 인력, 시간 모두 배 이상 소요되는 등 어려움이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들 기업은 당분간 해외법인의 영업손실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파리크라상과 CJ푸드빌은 각각 2004년과 2005년에 첫 해외의 문을 두드렸지만 본격적으로 사업에 투자한 시기는 2~3년 밖에 되지 않아 여전히 투자 초기 단계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짧은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투자하다보니 재무적 손실이 따라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제과점업에 대한 규제로 국내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해외 사업에 대한 투자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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