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원전 협력 기대"

이번 청와대 방문은 게이츠 회장 측에서 먼저 면담을 제의해 와 이뤄졌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새 정부가 내세우는 창조경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싶다며 박 대통령을 면담하고 싶다는 연락이 몇 주 전에 와 이날 자리를 갖게 됐다”고 전했다.
이날 만남은 박 대통령이 주로 창조경제와 정부의 역할, 창업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한 조언을 구했고, 게이츠 회장이 의견을 제시하는 형태로 45분간 진행됐다. 원자력 기술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 해외 원조 등에 대해서도 대화가 오갔다.
박 대통령이 우리 정부의 창조경제 구상에 대해 언급한 뒤 고견을 묻자 게이츠 회장은 “창조성을 강조하는 것은 매우 현명한 판단”이라며 “기업가 정신을 계발하고 창조성과 혁신이 함께 이루어지기 위해선 연구·개발과 벤처캐피털 활성화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이어 창업 활성화 방안을 묻자 게이츠 회장은 “소프트웨어 분야는 물론 기초과학이나 공학 분야 전공자들이 실패를 두려워해 안전한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이들을 창업 시장으로 유인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여기에 공감하며 “그래서 한번 실패하더라도 또다시 도전해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정부가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게이츠 회장은 한국의 원자력 발전 기술과 수출에 놀라움을 표시하며 “일반인들의 부정적 인식과 오작동 대응, 폐기물 처리 문제 등을 극복하기 위해 컴퓨터 기술을 접목해 개발을 추진 중인 4세대 원자로 개발에 대한 한국 정부의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테라파워가 우리 연구계 및 산업계와 공동으로 타당성 조사에 나선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협력 계획이 좋은 방향으로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게이츠 회장은 앞서 국회 강연에서도 “이번 방한의 목표 중 하나는 에너지 분야에 대한 논의”라며 “한국이 4세대 원전의 돌파구를 만드는 리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츠 회장의 국회 방문은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의 추진으로 성사됐다. 한편 게이츠 회장은 지난 21일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과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박 회장은 게이츠 회장과 만났다는 사실과 둘이 함께 찍은 사진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정종태/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