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팔다 화장품 영업맨으로…뷰티블로거에서 제품기획자로
작은 경험에서 얻은 느낌도 항상 메모…그 덕 많이 봐
고교 때부터 블로그 운영…산학 프로젝트때 내공 쌓은 실력 보여줬죠
아모레퍼시픽 본사는 서울 용산 사옥의 리모델링 공사 관계로 지난 2월 말 을지로 시그니처타워 서관으로 옮겼다. 이 건물의 5~13층을 사용 중이다. 잡인터뷰는 직원들의 창의적인 사고와 활발한 대내외 커뮤니케이션을 장려하기 위해 마련된 13층 ‘AP(아모레퍼시픽) 클라우드 센터’에서 진행됐다. 화장품회사답게 화장실에도 스킨 로션, 메디안 치약, 해피바스 핸드워시, 헤어왁스 등이 갖춰져 있었다.
○로션도 안 바르던 사내 ‘화장 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낮엔 독소를 없애고 체내 건강을 위해 뷰티 푸드를 챙긴다. 입사 8개월 된 양형기 씨의 확 달라진 라이프스타일이다. “여자들이 이 제품을 왜 쓸까 궁금하기도 하고, 알아야 추천도 할 수 있잖아요. 답답해서 제가 먼저 써보게 됐어요. 요즘은 퇴근 후 자취방에서 혼자서 마스카라도 해보고 매니큐어도 발라보죠.”(웃음)
그의 고향은 제주다. 어린 시절 그는 항상 육지를 동경했다. ‘탈(脫)제주’를 위해선 공부밖에 없다고 생각한 그는 그토록 바라던 대학생활을 서울에서 하게 됐다. 국제경영학을 전공한 그의 관심은 창업으로 이어졌다. 대학 2학년 때 과일 유통회사 ‘골드트리’를 창업한 것은 영업사원의 꿈을 심어준 계기가 됐다. “비록 2년 만에 그만두긴 했지만 국민은행 메리츠증권 등 굵직한 고객을 확보해 1600만원의 연매출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를 통해 장사는 영업력이 기본이라는 것을 알게 됐죠.”
과일장사를 한 그에게 왜 아모레퍼시픽을 택했느냐고 물었다. “젊은 20대는 말할 것도 없고, 아이부터 할머니까지 모든 계층에서 화장품을 쓰는 것을 보면서 미래 가능성을 보았어요. 사실 과일은 안 팔리면 썩어서 버리는 경우가 다반사였거든요.”
미리 받아본 양씨의 자기소개서는 돋보였다. 그는 ‘끊임없는 메모와 학교 취업프로그램’ 덕분이라고 했다. “작은 경험이라도 여기서 얻은 느낌을 항상 메모했어요. 그 덕을 많이 본 것 같아요. 취업프로그램에 오신 선생님에게도 수시로 메일·전화를 드리고 수정을 받았어요.” 그는 자신의 강점인 메모습관을 살려 ‘효율적인 영업법’을 정리해 후배가 들어오면 전수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뷰티블로거 ‘화장품 BM 되다’
그는 대학생이 된 이후에도 뷰티블로그를 계속 운영했다. 하루 방문객만 1000명이 넘었다. 대학 4학년 때 연세대 경영대 산학협력 프로그램 ‘uGET프로젝트’에 선발된 것은 아모레퍼시픽 입사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오설록’ 브랜드가 참여한다는 공고를 보자마자 생각할 겨를도 없이 도전했어요. 경쟁이 치열했기에 2주 동안 팀원 4명과 매일 밤을 지새울 정도로 열심히 몰두했죠. 뉴욕에서 한 달간의 프로젝트 수행이 힘들었지만 흘린 땀만큼 값진 경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아모레퍼시픽은 uGET프로젝트 선발자가 입사를 원하면 서류전형을 면제해 준다. 이 프로젝트는 여름·겨울 방학에 4주 또는 8주 동안 해외 현장을 방문해 과제를 수행하는 것으로, 아모레퍼시픽은 이 프로그램에 3년 동안 참여해 왔다)
인터뷰 내내 미소를 머금고 있던 그는 첫 출근 날의 아버지 말을 떠올렸다. “아버지께서 ‘너의 태도 하나하나가 자산이다. 그 자산을 잘 유지하고 관리하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항상 웃음을 잃지 말 것을 당부하셨죠.” 양씨는 잡인터뷰에 동행한 취업준비생들에게 “내가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목표를 두고 준비하고 계획했던 때인 것 같다”고 말했다.
“비록 지금은 힘들지만 내년 이맘때쯤엔 아마 지금 이 순간이 생각날 거예요. 소풍 전날의 기대감처럼…. 지금 개발 중인 제품이 내년에 대박 났으면 좋겠어요.”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인터뷰 全文은 한경잡앤스토리(www.jobnstory.com)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