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큰 후배사랑…정호 회장, 성대에  50억 쾌척
“좋은 습관은 도덕적 자본이죠. 도덕적 자본에 대한 이자는 장학사업을 통해 길러진 인재들입니다.”

자동차부품 전문기업인 (주)화신의 정호 회장(74·사진)은 지난 4일 김준영 성균관대 총장을 만나 “글로벌 인재를 키우는 데 써달라”며 성균관대에 회사 주식 27만주(33억원 상당)와 현금 17억원 등 50억원을 쾌척했다. 성균관대 역사상 단일 개인 기부로는 가장 큰 액수다.

정 회장은 성균관대 경제학과 58학번이다. 1975년 7월1일 대구에 자동차부품 전문생산업체인 (주)화신을 설립했다. 이후 중국 인도 미국 브라질 등에 현지법인을 내며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했다. 2011년 기준 국내 직원 1000여명, 연간 매출 5700억원의 중견기업으로 우뚝 섰다. 현대·기아차와 현대모비스 등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화신정공, 화신테크 등 계열사를 두고 있다.

자수성가한 정 회장이 본격적으로 장학사업에 뛰어든 건 2005년 자신의 호를 따 우석(愚石)장학문화재단을 세우면서부터다. 재단을 통해 지난해 경북 상주시 지역 중·고등학생과 상주 출신 대학생 191명에게 1억2000만원가량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올해에도 같은 규모의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대구와 영천 등 경북 지역의 여러 복지회관과 장학회관에도 매년 3억원가량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우석장학기금을 만들어 성균관대에 매학기 가정형편이 어렵지만 학업성적이 뛰어난 경제·경영학과 학생 20명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급했다. 지난해 2학기부터 장학금을 받고 있는 박상은 씨(21·경제학과 3년)는 “가정형편이 어려운데 오빠도 대학생이라서 등록금 때문에 휴학을 고민했다”며 “우석장학금 덕에 걱정 없이 공부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화신 관계자는 “장학 사업에 적극적인 정 회장은 평소엔 시장 골목에서 파는 5000원짜리 국밥을 즐겨 먹는 소박한 분”이라며 “직원들도 그런 정 회장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