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고 탐방⑬]-목동고교…역동·자율 중시









윤희락기자(2mass@skyedaily.com)



기사입력 2013-04-08 01:31:05































여성의 사회참여가 증가하면서 여성에 대한 한국적 편견이 사라지고 있다. 삼성·LG 등 대기업들만 해도 여성 임원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정부는 또 ‘여성인재 10만명’을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기도 했다. 바야흐로 여성 인재가 사회 곳곳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시대가 됐다.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위치한 목동고등학교는 지난 1990년 양천여자고등학교로 개교했지만 2005년 교명을 변경하면서 ‘여자’라는 단어를 뺐다. 일반적으로 여자고등학교의 교명에는 ‘여자’라는 단어가 붙어있지만 이처럼 목동고에는 없다. 이례적인 교명변경이었다. 학생들에게 양성평등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일환이라는 게 목동고 측의 설명이다. 여성 인재를 발굴·육성하고자 하는 목동고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양천아파트, 우성아파트, 목동 11·12단지 등의 아파트단지에 소재한 목동고의 학생 수는 1901명에 달해 다른 학교에 비해 많다. 이에 교사들 수도 106명에 달한다. 더불어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진 목동고에는 젊은 교사들이 많다. 이들은 수업시간 50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열정적인 수업을 진행한다. 마치 유명학원의 수업과 유사하지만 전인적 교육을 함께 중시한다. 목동고에는 1:1 독서 멘토링을 비롯해 논문 멘토링, 동아리, 방과후 활동 등 교사들이 학생들을 지도하는 프로그램이 많기 때문이다. 학생과 교사 간에 원활한 소통이 이뤄져 이들 프로그램이 대부분 원만하게 진행된다. 학생들은 쉽게 교사에게 찾아가 질문을 하거나 토론을 하기도 한다. 엄격한 사제관계를 고집하지 않고 있는 교사들은 언제나 학생들을 환영한다. 타이트한 학과 일정 속에서도 자유분방한 교육이 진행되는 목동고등학교를 스카이데일리가 취재했다.<편집자 주>










▲ 1990년 양천여자고등학교로 개교한 목동고등학교는 지난 2005년 현재의 이름으로 교명을 변경했다. 여자고등학교지만 교명에 ‘여자’를 뺀 것은 양성평등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일환으로 이뤄졌다. 사진은 목동고 학교 전경(맨위, 가운데) 및 비전 안내문. ⓒ스카이데일리






▲ 정진영 교감 ⓒ스카이데일리
양천구 신정동에 위치한 목동고등학교는 양천아파트, 우성아파트, 목동 11·12단지 아파트, 고척파크 푸르지오 등의 아파트 단지로 둘러싸여 있다. 맞은편에는 봉영여자중학교가 있고 뒤편에는 계남초등학교가 자리 잡았다.





목동고는 지난 1990년 양천여자고등학교로 개교했지만 2005년 목동고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한 여자고등학교다. 교명에 ‘여자’를 뺀 취지는 학생들에게 양성평등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일환이라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재학생이 유난히 많은 목동고의 총 학생수는 1901명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한 학교 당 학생수가 1000~1500명인 것에 비하면 많다. 학급수도 48개에 이르고 교사 또한 106명이나 된다. 교사와 직원 등 근무하는 총 교직원 수가 122명이다.





목동고는 우선 학생들에 대한 교사의 교육열이 남다르게 다가왔다. 30여 학급의 수업을 직접 둘러본 결과 대부분의 교사들은 마이크를 사용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쉴 틈 없이 교사들의 설명이 이어졌고 학생들은 교사들의 설명에 집중하기 바빴다.





수업시간 50분 동안 교사들은 교과목에 관한 내용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또 토론했다. 필기시간은 따로 주어지지 않았다. 불필요하게 떠들거나 딴청 피는 학생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졸린 학생들이 있으면 교실 뒤편에 마련된 높은 책상을 이용해 수업을 듣도록 배려했다. 전반적으로 학원의 수업방식과 유사할 정도로 강도가 높았다. 이는 수업시간을 십분 활용기 위한 취지라고 한다.





류주현 3학년 부장교사는 “수업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필기는 따로 하지 않고 유인물로 대체한다”며 “교사들이 마이크 없이 수업을 진행하면 목소리가 쉬는 경우가 종종 있어 마이크 사용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 목동고등학교 맞은편에는 봉영여자중학교가 들어서 있다. 사진은 정문. ⓒ스카이데일리





올해로 개교 23주년을 맞은 목동고는 교사 채용시 공개수업 역량과 교사로서의 열정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렇게 선발된 열정적이 젊은 교사들이 많아 수업이 대부분 역동적으로 진행된다.





실제로 목동고는 지난 2010년 ‘사교육 없는 학교’로 지정돼 3년간 2억원에 달하는 정부지원금을 받았다.





1:1 독서 멘토링 프로그램





목동고는 정규 수업 이외에 전인적 교육을 잘 진행하는 학교로도 알려져 있다. 독서와 논문 멘토링 프로그램이 그 대표적인 교육이다.





목동고 는 지난 2008년도부터 독서 멘토링 프로그램을 시행해 왔다. 매 학기마다 교사들이 3~5개 정도의 책을 추천하고 이들 책을 학생들이 읽는다. 책을 다 읽으면 독후감을 작성하고 교사와 학생들은 책의 내용에 대해 1:1 토론을 진행한다.





박상규 부장교사는 “교사가 스스로 선택한 책에 대해 책임지고 지도함으로써 독서교육이 전문화되고 학생들은 독서에 대한 흥미를 더 많이 느끼게 된다”며 “교사와 학생이 함께 책을 읽는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목동고는 독서 멘토링 프로그램에서 추천되는 도서를 구입해 교내 도서관에 비치하고 있기도 하다. 학생들은 이 같이 교사들이 엄선한 책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책을 언제든 골라 볼 수 있다.





입학사정관제나 수시전형의 경우 독서기록이 필요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읽은 책은 교사들이 일일이 기록하기도 한다. 더불어 목동고는 독서 경시대회와 독서토론 논술캠프 등을 개최하는 한편 저자와의 만남을 주선하고 있다.














▲ 목동고 도서관 규모는 비교적 큰 편이다. 교사의 추천도서와 함께 많은 장서들이 비치돼 있다. 위 사진은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는 학생들 모습. ⓒ스카이데일리





올해의 베스트셀러 100권, 꼭 읽어야할 도서 등 외에도 교사들이 직접 읽고 추천하는 책이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다양한 양서들을 골라 읽을 수 있다. 실제로 프로그램이 시행된 후 학생들의 독서량이 크게 늘어났다.





지난 2008년 1·2학년 학생들이 빌려 읽은 책은 2089권으로 집계돼 한 학생당 1년에 적어도 1~2권의 책을 읽었다. 지난해에는 학생당 읽은 도서 수가 크게 늘어났다. 총 7319권의 책을 읽어 학생당 5~6권의 책을 읽은 것으로 집계됐다. 4년 사이에 독서량이 약 3.5배가 증가한 셈이다.





‘죽음에 관해서’라는 책을 추천한 김용태 교사는 “학생들이 이 책을 읽고 죽음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며 “철학적인 사고를 하면 삶의 가치와 의미가 달리질 수 있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느끼게 됐다”고 설명했다.









▲ 도서대출 현황을 보면 학생들의 독서량이 크게 증가한 것이 확인된다. ⓒ스카이데일리

1:3 논문 멘토링 프로그램





지난해부터 실시된 논문 멘토링 프로그램은 학생 3명이 한 팀을 구성해 원하는 교사에게 논문작성법에 관한 지도를 받는 것이다.





학생들은 팀원과 상의를 한 후 연구 주제를 정하고 교사와 토론한다. 창의력 계발을 위해 특별히 정해둔 연구주제는 없다.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논문을 작성할 수 있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선택한 연구주제에 대한 인과관계를 면밀히 검토하고 지도를 해 준다. 하지만 해답을 주지는 않다. 학생들이 스스로 결과물을 만들 수 있게 보조역할을 할 뿐이다.





학생들은 직접 설문조사를 하고 ‘엑셀(Excel)’을 이용해 결과물을 산출한다. 논문 형식은 서론·본론·결론·제언 등으로 구성토록 해 학사학위 논문과 유사하다.





논문 수업은 보통 한 달에 2~4회 정도 이뤄진다. 정규과정이 아니기 때문에 고정시간은 없고 학생과 교사가 모일 수 있는 시간에 진행된다. 학생들은 또 쉬는 시간이나 복도에 등에서도 수시로 교사에게 자유롭게 논문에 대해 질문하면서 완성도를 높여 나가고 있다.





논문 멘토링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상당히 좋다. 지난해 교사들은 50~60명 정도의 학생들이 논문 멘토링 프로그램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원자는 100명을 상회했다.










▲ 자료:목동고. 사진은 방과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 ⓒ스카이데일리

‘Problem of Energy Drink’라는 영어로 논문을 작성한 학생들도 있었고 실제로 대학교 연구실에서 실험을 진행한 팀도 있었다.





임종배 창의·인성·방과후학교부 부장교사는 “논문을 통해 학생들이 논리적인 사고를 기를 수 있다”며 “올해에는 1년간 논문수업을 진행해 더 체계적인 교육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학생들은 ▲미디어가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고찰 ▲자살의 원인과 그에 따른 해결 방안 ▲양성평등과 그에 따른 경제적 부의 효과 ▲한류가 국가 경제력에 미치는 영향 ▲한국 교육의 이분법적 분석과 고찰 등 총 32편의 논문을 작성해 논문집을 만들었다. 매년 가을에 열리는 ‘해가람 학술제’에서 이들 논문을 발표도 했다.





지난해 졸업생 중 ▲서울대 1명 ▲연세대 14명 ▲고려대 16명 ▲이화여대 35명 ▲의대 4명 ▲교대 10명 ▲홍대미대 4명 등이 진학했다. 여고 특성상 이화여대 진학률이 높았고 서울대는 예년의 경우 더 많았다고 한다.









▲ 자료=목동고 ⓒ스카이데일리





목동고는 조기진급과 졸업도 시행하고 있다. 중학교 성적 석차백분율이 3% 이상의 학생들은 조기진급 대상이 되고 2등급 이상 내신을 평가받은 재학생들은 조기졸업을 할 수 있다.





외국어와 예·체능 분야에서 특별히 우수한 학생들도 3등급 이상의 내신을 보유하고 있으면 조기졸업이 가능하다. 이는 우수 학생들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육성해 학생이 특기에 맞는 다양한 교육을 받도록 하기 위한 취지라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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