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ET 홍콩콘퍼런스] 조지 소로스 "나는 리스크 아닌 불확실성을 관리한다"
“나는 미래만 기억한다” “리스크를 관리하는 게 아니라 불확실성을 관리한다”.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83·사진)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투자철학을 이렇게 단순명쾌하게 전달했다.

그는 5일 ‘시간과 경제분석의 예측’이라는 주제 강연에서 발표 자료를 준비하지 않은 데 대해 “내 이론은 잊어버리지 않을 줄 알고 자료 준비를 안 했는데 실수였다. 나는 미래만 기억한다”는 말로 회의장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이어 “원인과 결과 간 인과관계가 분명한 물리학처럼 경제학의 목표도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돼야 한다”며 “나는 물리학이 부럽다”는 표현을 썼다.

주류 경제학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합리적 기대이론’ 등 시카고학파의 이론은 시장 참여자의 학습에 따른 시장 변화라는 충격을 고려하지 않은 진실의 절반만 담은 이론이라고 지적했다.

소로스 회장은 “사람들이 자금을 투자하는 대신 침대 밑에 묻어두는 상황을 만들어선 안 된다”며 “현대 경제학의 주도적 패러다임인 효율적인 시장과 합리적 선택의 가정이 한계를 맞은 만큼 대학 커리큘럼을 뒤바꿀 새로운 이론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싱크탱크 ‘새로운 경제적 사고를 위한 연구소(INET)’를 설립한 목적에 대해선 “피할 수 있는 위기는 피해야 한다”며 “유럽 재정위기 등 위험을 피할 아이디어를 마련하기 위해 INET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홍콩=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