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회계법인 그랜트손턴은 세계 44개국 주요 기업의 임원 구성 남녀비율을 조사한 결과 여성 비중이 24%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의 21%와 2011년의 20%에 비해 높아진 것이다. 그랜트손턴은 유엔이 제정한 여성의 날(3월8일)을 맞아 매년 이 같은 조사를 발표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중국 기업들의 여성 임원비중이 51%로 가장 높았다. 폴란드(48%) 라트비아(43%) 에스토니아(40%) 리투아니아(40%) 등 동구권 국가들이 뒤를 이었다. 선진국 중에서는 독일(31%) 프랑스(26%)는 세계 평균보다 높은 반면 미국(20%) 영국(19%)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일본은 여성 임원 비중이 7%에 불과해 조사대상 44개국 중 꼴찌였다. 한국은 조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해 말 현재 한국 10대그룹의 여성 임원 비중이 불과 1.5%(기업 평가사이트 CEO스코어 집계)에 그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추정된다.
세계 각국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9%에서 올해 14%로 높아졌다.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 중 여성 CEO는 21명으로 4.2%에 불과하다. 여성들이 CEO가 되기 전에 맡은 직책은 재무(31%) 인사(30%) 감사(14%) 마케팅(13%) 순이었다.
그랜트손턴은 “한국에서 첫 여성 대통령이 당선되는 등 올해 17개국에서 여성이 대통령 또는 내각 수반인 총리를 맡고 있다”며 “‘여성이 모든 것을 할 수는 없다’는 인식도 점차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