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 활동 등 나눔 경영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나눔 경영은 단순히 ‘생색내기용’ 이벤트가 아니라 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한 중요한 경영 활동으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사회와 함께하지 않으면 기업도 생존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공기업 설립 목적인 공익성 추구와도 맞아떨어지는 움직임이다. 각 기업들은 사회적 책임 활동을 브랜드로 체계화하고 지원 대상도 넓히는 등 사회 구석구석의 소외계층을 찾아 맞춤형 지원에 나서고 있다.


○나눔 경영도 브랜드화 추세

공기업들이 경제 한파에 시달리는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사회와 폭넓게 교감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온누리’라는 사회공헌 브랜드를 앞세워 에너지 공기업 특성에 맞는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층이 사는 집과 사회복지시설 및 지역아동센터 건물의 열효율을 높여 주거 환경을 개선해주는 사업과 함께 사업장 주변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꾸준히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에너지 빈곤층 지원을 위한 ‘선샤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연탄 사용 가구에 대한 지원액을 늘리고, 등유 사용 가구 지원도 확대했다. 2011년에는 502가구에 각각 연탄 200장(10만원 상당)을 지원했고, 지난해에는 400장씩(20만원 상당) 441가구에 지원했다. 연탄을 사용하는 가구가 줄어들어 가구당 지원을 늘린 것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010년부터 ‘아인슈타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수원이 선발한 40여명의 대학생이 멘토로 참여해 4개 본부(고리, 영광, 월성, 울진)가 있는 지역학교 300여명의 학생들에게 영어·수학 등 교과학습은 물론 진로 설정과 슬럼프 극복 방법 등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교육을 받은 원전본부 주변 학생이 1100여명에 달하는 등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자립 지원부터 재능 기부까지 다양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인식이 변화함에 따라 사회공헌 활동 패러다임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단순한 ‘기부’에서 ‘자립 지원’으로, ‘자선’에서 ‘참여’로 나눔 경영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 캠코는 행복잡(job)이라는 취업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자활 의지가 있는 금융 소외계층의 자활 환경을 마련해줌으로써 돈을 벌어 빚을 갚을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작년 말까지 5만3000명이 구직상담을 받았고 1566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한국전력기술은 엔지니어링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 특성을 살려 대학생을 대상으로 인재 육성 프로그램인 ‘파워 엔지니어링 스쿨’을 개최하고 있다. 이 과정은 주로 원자력 및 화력 분야 전문 강의로 구성돼 있으며 우수 학생에게는 장학금도 지급한다.

임직원들이 지니고 있는 개인 재능을 십분 활용한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많아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재능기부 봉사단체인 ‘프로보노(재능기부) 봉사단’을 만들었다. 사회복지학 박사와 간호사, 건축기사 등 전문적 지식을 가진 공단직원 60여명이 자발적으로 봉사단을 구성, 후원 대상자에게 필요한 맞춤형 나눔활동을 하고 있다. 건강관리, 집수리, 어학 및 경제, 마술, 축구 등 10여개 부문에 걸쳐 재능 기부가 이뤄지고 있다.
○해외 공헌 활동도 늘어

공기업들의 해외 진출 확대에 따라 사회공헌 활동 범위도 국내를 넘어서고 있다. 공기업들은 해외 사회공헌 활동이 ‘Korea’ 브랜드를 높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광물공사는 작년 4월 암바토비 광산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지역에 태풍 피해가 나자 의료품과 구호 식량을 지원했다. 볼리비아의 코로코로 자치주와는 1사1촌 자매결연을 맺었다. 광물공사는 해외 투자 지역에서 체계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위해 국제구호단체 굿네이버스와 함께 사회공헌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가스공사는 2008년부터 해외 자원개발 대상국인 우즈베키스탄·몽골·베트남의 어린 환자들을 국내에 초청하고 심장병 수술비를 지원하고 있다. 모잠비크 등 교육시설이 낙후한 해외 국가에 학교시설도 짓고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