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홍삼 전성시대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기능식품 생산액은 1조5000억원에 달한다. 매년 1000억원 이상 커지는 추세다. 이 가운데 홍삼 제품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전체 시장에서 57% 정도를 차지하며 5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새해 들어 성장기 어린이부터 노년층까지 홍삼을 통해 면역력을 키우겠다는 결심을 한 이들이 적지 않을 정도로 인기다. 홍삼 제품이 그만큼 대중화됐다는 뜻이다. 하지만 오해 또한 많은 게 사실이다. 박정일 서울대 약대 교수의 도움말로 홍삼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봤다.

①홍삼은 몸에 열을 나게 한다? (X)

인삼이나 홍삼은 혈류량을 증가시켜 신진대사를 촉진한다. 혈액순환이 왕성해지면서 우리 몸에 에너지를 빠르게 공급하고 이때 나타나는 에너지 대사량에 따라 열감을 느끼게 되는 것으로, 실제 체온이 상승하거나 혈압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신체에서 효능이 작용하면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호전반응으로 설명할 수 있다. 즉 밥을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고 든든해지는 느낌을 받는 것과 비슷하다.

②홍삼을 많이 먹으면 중독된다? (X)

홍삼이나 인삼에는 커피의 카페인이나 담배의 니코틴같이 중독성 있는 성분이 함유돼 있지 않다. 의존성을 나타내는 성분도 없어 장기간 섭취해도 무방하다. 일반적으로 홍삼의 하루 적정 섭취량은 3~6g 정도다. 몸이 허약해져 빠른 시간에 약효를 보고 싶을 때는 이보다 10배까지 많은 양도 허용된다.

③꿀이나 설탕을 첨가하면 기능이 떨어진다? (X)

홍삼에 꿀이나 설탕을 첨가한다고 해서 영양소가 파괴되거나 체내 흡수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홍삼 섭취 중 특별히 금기하는 식품은 없다. 쓴맛으로 싫어하는 아이들에게는 유제품, 음료 등에 타서 마시게 하는 것도 좋다.

④남성의 정력 보강에 도움이 된다? (O)

홍삼을 섭취하면 혈액순환에 도움을 준다. 따라서 심장과 멀리 떨어진 신체부위의 혈관에까지 혈액이 잘 돌게 한다. 발기부전 환자의 경우 음경까지 가는 혈액량을 늘려 발기력을 향상시켜준다. 최영득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팀이 발기부전 환자 7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도 이 점이 입증됐다.

연구팀은 73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가짜 약을, 또 한 그룹에는 홍삼농축액 캡슐을 하루 4알씩 8주간 복용케 했다. 그 결과 홍삼농축액을 복용한 그룹은 국제발기능력지수(30점 만점)가 17.2점에서 23.2점으로 상승한 반면 가짜 약을 먹은 그룹은 17.7점에서 19.6점으로 소폭 올랐다.

⑤홍삼은 철제류와 만나면 영양소가 떨어진다? (O)

홍삼의 유효성분 중 하나인 페놀성 성분은 철(Fe)을 만나면 산화되기 때문에 조리할 때 무쇠솥을 쓰는 것은 좋지 않다. 알루미늄이나 스테인리스스틸 등 녹이 슬지 않는 금속제품이나 유리, 사기그릇 등은 사용에 아무 문제가 없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