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집 8100개 문열고 7600개 문닫고…창업자 절반 3년 못 버티고 휴·폐업
치킨전문점 창업자 두 명 중 한 명은 3년을 버티지 못하고, 4명 중 3명은 10년 내에 휴·폐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지난 10년간 KB국민카드 가맹점을 대상으로 개인사업자 정보를 분석해 내놓은 ‘국내 치킨 비즈니스 현황 분석’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치킨전문점은 연평균 7400개가 새로 열리고 5000개가 퇴출됐다. 2011년에만 8100개가 창업하고 7600개가 휴·폐업했다.

이에 대해 KB경영연구소 측은 치킨전문점이 별도의 숙련된 기술이 없어도 손쉽게 창업할 수 있는 탓에 갈수록 경쟁이 심해져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0년 전에는 치킨점 1개당 반경 1㎞ 내 거주자 수가 3055명이었지만, 점포 수 증가로 현재는 절반 수준인 1414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치킨전문점 시장 규모가 지난 10년간 3300억원에서 지난해 3조1000억원으로 9배 증가했지만 치킨전문점 개인사업주의 연소득은 2011년 기준으로 2500만원에 불과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따라 창업 전보다 연평균 수입이 900만원 넘게 감소했다. 또 10년 넘게 지속되는 치킨집은 5곳 중 1곳인 20.5%였으며, 49.2%는 3년 이내에 문을 닫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는 중구와 종로구에서 치킨집 영업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쟁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인구 1만명당 치킨전문점 수’를 비교한 결과 중구(10.5개)와 종로구(8.7개)에 많은 점포가 분포했다. 강북구(5.1개), 양천구(5.1개), 용산구(5.2개)는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했다. 강남구는 점포 수가 6.0개로 서울 평균 수준이지만 연매출은 1위에 올랐다.

또 치킨전문점의 부진에 따라 틈새시장으로 닭강정 판매점 창업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설되는 닭강정 점포는 2010년 말 60개에서 작년 7월엔 747개로 12배가량 증가했다. 유정완 KB경영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치킨전문점의 폐업 원인을 살펴보니 상권과 고객 분석 등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진입장벽이 낮다고 손쉽게 생각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