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은 워싱턴 주법 조항의 모든 단어를 성(性) 중립적으로 바꾸는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워싱턴주가 단어 교체를 시작한 것은 2006년이다. 샐리 클라크 시애틀 시의원과 잔 드라고 전 시애틀 시의원은 당시 시장이 제안한 지방 정부 연금 법안에서 경찰관, 소방관 등의 단어를 보고 이를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클라크 의원은 “단어를 바꾸는 것이 뭐 그리 급하냐고 하는 사람도 많았다”며 “하지만 언어는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여주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 의원의 제안에 따라 성 중립적인 언어에 대한 법안이 2007년 주의회를 통과했다. 주정부는 즉시 주법 조항의 단어를 바꾸는 작업에 들어갔다. 다행히 워싱턴 주법은 1983년부터 모든 새로운 직책을 성 중립적으로 명기해온 터여서 1853년부터 1982년까지의 것만 고치면 됐다.
두 명의 변호사와 함께 2008년부터 단어 변경 업무를 맡아온 카일 티센 씨는 “소유격을 넣거나 남자(man이나 men)를 인간(human)으로 바꾸는 등 간단한 작업도 있었지만 맨홀(manhole)과 같이 교체할 단어를 찾기 힘든 경우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AP는 플로리다주 미네소타주 등도 워싱턴주와 같이 수정했고, 미국 주의 절반 이상이 교체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크리시핀 설로 워싱턴주 보셀대 언어학과 교수는 “단어를 바꾸는 것은 우리를 둘러싼 세상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것”이라며 “작은 순간들이 모이면 커다란 변화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