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시장 진출확대
삼성생명은 해외 사업에는 상당한 위험이 따르는 만큼 미래 성장성이 뚜렷한 지역을 선별해 투자함으로써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진출 국가별로 인수·합병(M&A)과 직접투자 확대 등의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기로 했다.
7일 삼성생명에 따르면 박 부회장은 스테판 라쇼테 해외사업본부장(부사장)을 보좌역으로 발령내고 자신이 직접 해외사업을 총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해외사업본부 산하에 인도네시아와 인도, 베트남 그룹을 각각 신설했다. 이들 3개 국가에 우선 진출하겠다는 박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각 해외지역 그룹에는 임원 2명을 선임해 책임감을 갖고 추진하도록 했다. 인도네시아 그룹장은 한익재 상무, 인도 그룹장은 한수환 상무가 맡는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신시장개척팀 산하 부장들이 맡던 업무를 임원이 직접 챙기도록 한 것”이라며 “동남아 등 신흥국 진출을 서둘러야 한다는 게 박 부회장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또 중국과 태국 현지법인의 지배력을 높이고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잇따라 신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작년 말 태국 합작법인인 시암삼성에 40억원을 출자한 데 이어 올 상반기 추가로 173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증자가 완료되면 시암삼성의 삼성생명 지분은 종전 49%에서 66.4%로 높아진다.
중국항공과의 합작법인인 중항삼성에도 작년 하반기 275억원을 증자했다. 중국항공도 같은 금액을 증자하기 때문에 지분율 변동은 없지만 공격적인 현지 영업을 벌일 수 있게 됐다. 중항삼성은 중국에서 4개의 지사를 두고 있으며, 내년 말까지 2개를 추가할 계획이다. 중항삼성의 연평균 성장률은 2007년 이후 매년 70~80%에 달하다는 게 삼성생명 측 설명이다.
박 부회장이 이처럼 해외 사업에 ‘올인’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국내 시장에만 안주했다는 반성이 깔려있다. 국내 1등인 삼성생명의 총자산이 172조원에 달하지만, 해외 매출액은 한 해 1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전체 매출액 대비 0.3% 정도다.
금융계 관계자는 “삼성그룹 수뇌부도 박 부회장에게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를 벌여야 한다는 얘기를 몇 번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보험업의 특성상 해외에 진출할 때 설계사 구축비용 등 초기 투자비용이 많은 게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