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음료시장에 고급화 바람이 불면서 존재감이 약해지는 듯했던 쿨피스가 요즘 ‘제2 전성기’를 맞고 있다. 쿨피스는 1980년 해태유업이 국내 최초로 출시한 유산균 음료로, 지금은 해태유업을 2006년 인수한 동원F&B가 판매하고 있다.
동원F&B에 따르면 쿨피스 매출은 2009년 80억원에서 2010년 100억원, 2011년 110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작년에는 전년보다 18% 증가한 130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매출도 15.4% 늘어난 15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쿨피스가 다시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요인은 한 통(930㎖)에 1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이다. 비슷한 크기의 냉장과일 주스가 대부분 2000~3000원대임을 감안하면 반값도 안 된다. 회사 관계자는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음료도 가격을 비교해 구입하는 소비자가 늘었고, 30~40대는 어릴 때 즐겨마셨던 쿨피스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매운 음식 전문점을 중심으로 ‘업소용 수요’가 증가한 것도 한 요인이다. ‘쿨피스가 매콤한 음식에 잘 어울린다’는 점에 착안해 떡볶이·닭발·불닭·해물떡찜 등의 음식점에서 쿨피스를 서비스 음료로 내놓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다. 동원F&B는 쿨피스 매출의 15% 이상이 업소 수요인 것으로 보고 있다.
저가형 제품과 매운 음식이 인기를 끄는 것이 불황기의 특징인 점을 감안하면 쿨피스의 부활도 장기화되는 경기 불황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동원F&B는 2010년 자몽맛, 베리믹스맛을 내세운 1500원짜리 쿨피스 프리미엄을 내놨지만 판매 부진으로 지난해 단종했다. 파인애플맛, 복숭아맛, 자두맛의 ‘원조 3총사’에 대한 소비자의 충성도가 워낙 탄탄했던 탓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