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용 가구업체인 퍼시스(사장 이종태)가 가구 디자인 및 생산기술을 미국에 수출키로 했다. 국내 가구업체가 디자인·생산기술을 선진국 업체에 수출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퍼시스는 이종태 사장이 지난 14일 미국 사무용 가구업체 트렌드웨이의 빌 번디 사장과 디자인 및 생산기술 장기 이전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에 따라 퍼시스는 앞으로 10년 동안 주력제품인 ‘FX-1 시리즈’의 디자인과 생산 기술을 미국 시장에 최적화한 규격으로 제공하게 되고, 트렌드웨이는 이를 기반으로 내년부터 2022년까지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판매하게 된다. 트렌드웨이는 판매액의 일정 비율을 퍼시스에 ‘로열티’ 명목으로 지급한다.

퍼시스 관계자는 “국내 가구시장이 침체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가구 디자인과 기술을 미국시장에 수출하게 된 것은 가구의 직접수출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수출 길을 뚫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로열티 수입이 향후 10년간 적어도 1000만달러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기술 수출되는 ‘FX-1 시리즈’는 2010년 출시돼 퍼시스 매출의 15%를 차지하고 있는 주력 제품으로, ‘E0’등급 친환경소재를 사용하고 공간 효율성이 뛰어난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트렌드웨이는 1973년 설립된 사무가구 회사로 북미 지역에 폭넓은 유통망을 갖추고 연간 1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다.

퍼시스는 이번 기술 수출을 계기로 앞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가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퍼시스는 2010년 5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현지 합작 판매법인인 FME를, 지난 5월 중국에 관계회사인 시디즈(의자제조회사)가 합작법인(생산)을 설립한 데 이어 6월에는 일본 사무가구업체인 우치다 요코와 판매 위탁에 관한 업무제휴를 맺는 등 해외진출에 공을 들여왔다.

1983년 설립된 퍼시스는 책상과 서랍, 캐비닛, 파티션 등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