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12.12.12 09:43
수정2012.12.12 09:44
출발 증시특급 1부-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전문위원 > 버냉키 연준의장이 이번에 산타 역할을 해줄 것인지 기대가 된다. 재정절벽 이야기는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않고 있지만 친시장적인 관점으로 보면 이렇다. 재정절벽 협상이 난항인 상태에서 올해 마지막 12월 FOMC가 열리는 것은 오히려 다행이다. 재정절벽 협상이 미봉책으로 적당히 타결된 상태에서 FOMC가 나오면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가능성은 힘을 덜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 차원에서 오늘 미 증시의 상승세가 설명된다.
CNN 머니를 보자. 오늘 미 증시는 FOMC에 대한 기대감이 한발 앞선 매수세를 불러들이면서 투자자들은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에 배팅을 했다. 그동안 골이 깊었던 기술주가 오늘도 역시 높은 산의 역할을 하면서 미 증시의 상승을 주도했다. 그러므로 지난 11월 7일 미국 대통령선거 직후 시작된 조정은 오늘로서 그 조정폭이 만회됐다는 설명이다. 오늘 미 증시 개장 전 유로존에서부터 상승장의 분위기가 감지됐었다. 독일경제 심리지수가 예상 밖 호조를 보였고 그리스가 채권 재매입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유로존에서 일찌감치 위험자산 선호현상의 분위기가 고조됐고 이 바람이 월가에까지 훈풍으로 작용했다. 그렇지만 오늘도 역시 일중 그래프는 오후에 재정절벽 협상에 대한 불협화음이 들려오면서 상승분이 반납됐다. 존 리드 하원의원이 오바마는 크리스마스 전에 협상 타결을 자신했지만 우리가 볼 때는 그렇지 않다고 압박을 했다.
오늘 시황을 현지전문가 의견을 통해 보자. 블랙락 자산운용의 수석 투자전략가의 의견이다. 미 대선 이후 재정절벽 문제가 시장을 좌지우지했는데 비록 아직 뚜껑을 열어본 것은 아니지만 양당이 해결해야 될 이슈가 만만치 않은 것들이라 재정절벽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이 현재 시장에 반영된 것보다 크면 컸지 적지는 않은 것 같다며 경계론을 표시했다. 따라서 이는 언제든 대량 매도세를 불러올 리스크로 한동안 주의를 요한다고 강조했다. 오늘 미 증시 상승세는 앞선 기대감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유럽에서 분위기가 먼저 고조됐다. 독일의 ZEW 경제심리지수를 보자. 일본의 단칸지수처럼 가장 대표적인 독일의 투자심리지수 가운데 하나다. 조심스러운 낙관론이라는 표현이 영어판 제목에 붙어 있다. 조심스러우면 어떤가. 낙관론이라는 표현이 오랜만에 등장한 것이 중요하다. 전세계 278명의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일종의 여론조사 형식으로 집계된 독일 ZEW 경제심리지수 결과가 한달 만에 무려 22.6포인트 상승하면서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권에 진입했다는 설명이다. 수치가 6.9포인트까지 올라왔다. 차트는 쌍바닥을 확인해 반등 추세는 확실하게 확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처럼 사람의 심리는 원래 외부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변동폭도 다소 큰 것이 사실이다. 어쨌든 지금은 반등추세가 확인되고 있고 유로존에서도 차별화 전략으로 독일은 새해에 좋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한 상태다.
혹시 우리가 참고할 내용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데이터를 확인해보았다. 현재 경기상황에 대해 유로존의 경우 유로존이 좋다고 응답한 사람은 0%다. 이 정도면 정상으로 좋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이상한 것이다. 그리고 큰 변화는 없다, 노멀이라고 대답한 사람은 20.1%로 전월비 2% 늘어났다. 유로존은 여전히 침체다, 나쁘다고 답한 사람은 79.9%이기는 하지만 전월 대비 1.2%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향후 경기전망에 대해 보니 독일과 미국의 경우 각각 33%, 42.1%의 사람들이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전월 대비 각각 12%, 11% 늘어난 수준으로 독일과 미국경제는 좋을 것으로 보는 입장이다.
업종별로는 어느 쪽에 기대할 것인지 참고해야 한다. 요즘 분발하는 기색이 역력한 화학, 제약업종이 앞으로도 개선될 것으로 본 사람이 23.2%다. 이는 전월 대비 10.2% 늘어난 결과다. 우리시장에서도 약간 비슷한 흐름을 포착할 수 있다. 내수소비재 업종에 대해 기대를 한다는 사람이 23.5%로 나타났다. 전기전자 업종 업황 개선을 예상한 사람이 30.3%로 가장 높은 점수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증시상황과 상당히 비슷하다. 오늘 미 증시는 FOMC라는 소문에 미리 샀다고 볼 수 있다. 지난 미국 대선처럼 정작 결과가 나오면 소문에 샀던 사람이 뉴스에 팔아버릴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재정절벽 협상이 아직 타결되지 않는 상태에서 FOMC를 맞이하는 것은 다행이다.
블룸버그 통신의 FOMC 미리보기를 살펴보자. 처음 보는 수치인 4조 달러가 등장했다. 미국에서는 오늘, 내일 간 이틀 일정으로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 회의, FOMC가 열리고 있다. 지난 9월 QE3라는 이름으로 매월 400억 달러 규모의 모기지 담보부증권을 매입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이번에 또 한번 월 450억 달러 규모의 무기한 채권매입을 발표할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지배적이다. 결국 연준 대차대조표상 채권보유물량, 즉 채권을 담보로 시중에 풀어놓은 달러가 4조 달러까지 늘어날 때까지 연준은 계속 양적완화를 할 것으로 각오한다. 이를 두고 이번에 추가로 채권매입이 나오면 QE4라고 표현하는 사람이 있는데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끝나고 배턴을 터치하는 식으로 뒤이어 나오는 것이니 추가 양적완화라는 표현은 맞지 않다. 대체성격이기 때문에 QE4까지는 너무 앞서 나간 것이라고 본다.
블룸버그 통신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49명의 글로벌 경제학자 중 1명을 제외한 48명이 이번 FOMC에서 연준이 월 450억 달러 채권매입을 발표할 것이며 무기한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로서 연준 대차대조표상 채권보유 물량, 즉 연준이 채권매입을 하면서 시중에 풀어놓는 달러 유동성은 결국 4조 달러에 이를 것이다. 우리 돈으로 4304조 원으로 거의 천문학적인 숫자다. 오바마 대통령은 항상 연설이 끝날 때 God bless you and the United States of America라고 이야기한다. 미국사람들은 말 그대로 축복받은 민족이다. 옛날 싸움을 잘 하고 돈도 많은 집안의 자식들인데 요즘 살림이 조금 안 좋아졌다고 하지만 외할아버지가 알고 보니 조폐공사 사장이랄까. 그가 버냉키 연준의장인데 재정절벽 협상이 아무리 벼랑끝으로 가더라도 외갓집에서 금고를 열어두고 돈을 풀어 지원해줄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축복받은 민족이다.
마지막으로 MSCI 한국지수를 보자. 또 오늘 1% 가까이 오르면서 이제는 2000선을 훨씬 벗어난 수준으로 보는 61.8이다. 지난 9월 고점, 즉 2000포인트 초반대까지 외국인은 더 늘리겠다고 보고 있는 것이고 기관이 물량을 얼마를 쏟아내든 우리가 다 받아주겠다. 그래서 우리는 2000포인트 넘게까지 홀드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과연 2000 넘어 누가 그 물량을 받아야할까. 개인일까, 기관일까. 이렇게 생각하면 지금 어떻게든 주식물량 확대를 기관도 개인도 나갔으면 좋겠다. 외국인의 시각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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