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캠퍼스 수도권 소재 성대·한양대도 분권형 특성화로 차별화
각각 원주캠퍼스와 세종캠퍼스를 운영하는 연세대와 고려대는 생각이 다르다. 캠퍼스 통합은 논외다. 학교 전체 플랜에 맞춰 제2캠퍼스 독자 생존으로 가닥을 잡았다. 통합 운영하기엔 서울 본교와의 거리가 먼 현실적 한계도 있다.
고려대는 행정수도 세종시 이전을 제2캠퍼스 발전의 적기로 삼았다. 김동원 기획예산처장은 "세종시에 행정수도가 들어오는 것을 계기로 세종캠퍼스를 살리는 방향으로 갈 계획" 이라며 "본교와의 통합은 생각해본 적도 없다" 고 강조했다.
김 처장은 "미국의 경우 워싱턴 DC에 위치한 조지워싱턴대, 조지타운대가 명문으로 꼽힌다" 며 "세종캠퍼스도 세종시와 연계해 크게 발전할 여지가 많아 명문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 이라고 기대했다.
연세대도 현재로선 본교와의 통합 계획이 없다. 정갑영 총장이 올해 초 취임하며 제시한 '제3창학' 플랜의 일환으로 서울-원주-국제(송도)캠퍼스 3각 발전의 밑그림을 그렸다. 캠퍼스 통합보다는 교수 연구 협업, 학생 교류 등 캠퍼스 간 교류에 초점을 맞췄다.
채승진 연세대 원주캠퍼스 기획처장은 "연세대는 서울캠퍼스와 함께 원주캠퍼스, 인천 송도의 국제캠퍼스까지 국내 최초로 3개 캠퍼스를 활성화시키는 계획을 짰다" 며 "본교와 분교가 주종 관계가 아닌 '협력 파트너' 개념으로 가고 있다" 고 말했다.
동국대는 제2캠퍼스가 경주에 자리 잡아 거리가 가장 멀다. 이 때문에 지난해부터 서울캠퍼스와 분리한 '자율·독립경영' 을 시행했다. 독립채산제를 도입하는 등 인사와 재정 전권을 제2캠퍼스에 넘겼다. 보통 제2캠퍼스의 경우 본교에서 부총장이 임명되지만,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내부 선거를 통해 별도의 총장을 뽑았다.
이들 대학이 캠퍼스 통합에 소극적인 것은 대학 평가에서도 본·분교 체제가 유리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제2캠퍼스는 별개 대학으로 취급돼 평가도 따로 받게 돼 있다.
지역에 위치한 제2캠퍼스는 각종 지표에서 수도권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다. 통합할 경우 본교가 위치한 서울 소재 하나의 대학으로 간주되는데, 지표 평균값이 낮아져 평가 순위가 떨어진다. 이렇게 되면 지표 평가 결과와 연계되는 정부 재정 지원 확보도 어려워져 문제가 커진다.
따라서 수도권과 지역을 분리해 평가하는 현 방식에선 통합은 득보다 실이 크다. 실제로 본·분교를 통합해 평가받던 동국대의 경우 경주캠퍼스가 분리해 평가받으면서 교과부 '학부선진화선도대학(ACE) 지원사업' 에 선정, 100억 원대의 재정 지원을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
한편 수도권에 캠퍼스를 별도 운영하면서도 분권형 특성화로 '차별화' 하는 대학들도 있다. 성균관대는 서울 인문사회과학캠퍼스와 수원 자연과학캠퍼스로 나눠져 있다. 한양대는 안산에 있는 제2캠퍼스를 '에리카캠퍼스' 로 명명해 산학협력 특성화에 힘을 쏟고 있다.
성재호 성균관대 기획조정처장은 "성균관대는 본·분교 개념이 아니라 행정과 재정이 통합 운영된다" 며 "서울캠퍼스 면적이 좁아 별도로 수원에 넓은 부지를 조성한 것일 뿐, 평가도 같이 받고 있는 하나의 대학" 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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