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은 '남의 얘기'…수도권 '알짜'는 속속 팔린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이 서울 가재울 뉴타운 3구역에서 분양한 ‘가재울 래미안·e편한세상’의 미분양 물량이 70여채가 최근 모두 팔렸다. 9·10 부동산 대책으로 취득세와 양도세 감면 혜택을 볼 수 있는 데다 계약금 정액제 잔금유예 등 계약 조건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서울 가재울 뉴타운3구역 조합 관계자는 “그동안 건설사와 재개발·재건축 조합은 시공사 교체나 추가 분담금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9·10 대책을 미분양 해소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요즘에는 서로 양보하면서 적극적으로 힘을 합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울·수도권의 재개발·재건축 단지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팔리고 있다. 고통 분담에 나선 건설사와 조합이 실질적인 분양가 할인을 제공하는 덕이다. 취득세·양도세 감면 혜택이 연말이면 끝날 에정이어서 공조 분위기는 더욱 강해지는 분위기다. 대통령 선거와 신정 연휴로 연말·연초엔 미분양에 대한 관심이 덜할 것으로 보여 올해를 넘기면 안 된다는 공감대도 강해지고 있다.

○건설사· 조합 미분양 해소 힘 합쳐

GS건설이 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 삼성물산과 컨소시엄을 이뤄 시공하는 서울 왕십리뉴타운 ‘텐즈힐’의 경우 분양가를 내리고 중도금 무이자 조건과, 발코니 무상 확장 등 계약 조건을 변경한 이후 계약률이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부천 부평5구역 재개발 단지인 ‘래미안 부평’도 빠르게 미분양이 소진되고 있는 단지다. 삼성물산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풍림산업의 물량을 전량 인수하면서 분양 안정성과 단지 가치가 높아진 데다 지하철 7호선 연장선이 개통한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조합원과의 합의를 통해 일부 면적(114㎡)은 특별 분양 할인을 실시하고 계약금 10%에 중도금은 무이자 조건으로 대출 지원한다.

고준석 신한은행 청담역지점장은 “출퇴근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수도권 신도시보다는 시내 아파트의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라며 “서울을 중심으로 미분양 아파트를 살펴보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간접적인 분양가 인하 혜택 제공
미분양은 '남의 얘기'…수도권 '알짜'는 속속 팔린다
서울 답십리16구역을 재개발한 ‘답십리 래미안 위브’는 계약 조건을 완화한 이후 모델하우스에 신규 분양 현장처럼 많은 수요자들이 찾고 있다. 이 아파트는 분양가의 10%인 계약금을 5%씩 나눠 낼 수 있게 하고, 중도금 50%에 대한 대출을 무이자 지원하는 특별분양을 통해 수요자들의 부담을 줄였다. 일부 가구는 무료로 발코니 확장까지 해주고 있다. 김시욱 답십리 래미안위브 분양소장은 “특별분양을 실시한 이후 많은 고객들이 찾고 있고, 계약률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동북생활권 중심지로 꼽히는 서울 전농ㆍ답십리뉴타운에서 전농 7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전농 크레시티’도 계약조건을 변경했다. 중도금 무이자, 발코니 무료 확장 등의 혜택과 수요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계약조건인 잔금유예를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GS건설은 서울 도림동 도림16구역을 재개발한 ‘영등포 아트자이’ 아파트를 분양 중이다. 이 아파트는 3.3㎡당 분양가를 100만원가량 낮추고, 중도금 무이자 조건을 적용했다. 발코니 확장 비용은 분양가에 포함된다.

서울 대흥3구역을 재개발한 ‘마포자이 2차’는 잔여 세대 1~2층에 대해 계약금 10% 적용, 중도금 무이자 대출(일부세대) 등의 혜택을 준다. 또 금호 제18구역을 재개발한 ‘금호자이 2차’는 발코니 확장 및 새시를 무상으로 설치해준다.

서울 개봉1구역 단독주택을 재건축한 ‘개봉 푸르지오’는 계약금 1000만원, 중도금 60% 전액무이자로 계약 조건을 변경했다. 서울 역삼 성보 아파트를 재건축한 ‘역삼 3차 아이파크’는 계약금 5%, 중도금 30%, 잔금 65%의 분양조건에 중도금 대출을 지원하고 대출이자에 대해서는 후불제를 적용했다.

수도권에서도 미분양 아파트들이 수요자를 기다리고 있다. 현대건설은 경기 성남 중앙동의 삼남 아파트를 재건축한 ‘중앙동 힐스테이트 1차’를 분양 중이다. 분양가는 3.3㎡당 1200만원대로 책정됐다. 잔금 60%를 2년간 유예해 수요자들의 부담을 크게 낮췄다. 남양주시 퇴계원면에서 분양 중인 퇴계원 힐스테이트도 특별분양조건과 세금감면혜택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계약금 정액제를 적용해 84㎡는 2000만원, 99㎡는 2500만원을 받고 있다. 중도금 전액에 대해 무이자 융자를 지원하고 일부 가구의 발코니 확장비용을 지원해주는 등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 또한 올 연말부터 전매도 가능해 환금성이 높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