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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상 판단, 배임죄 처벌 말아야"

한국경제법학회 세미나

최준선 교수, 배임죄 처벌구조 문제…개정 필요
"법이 경영판단까지 통제하는 건 시장체제에 어긋"
‘경영상 판단’이 인정될 때는 기업인 등을 배임죄로 처벌하지 않는 방향으로 현행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승연 한화 회장이 배임죄 등으로 1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았고, 최태원 SK 회장도 역시 배임 등 혐의로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학계의 주장이어서 주목된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사진)는 지난 9일 한양대에서 한국경제법학회와 한양대 법학연구소 주최로 열린 학술대회 ‘기업지배구조에서 발생하는 주요 쟁점사안’에서 ‘상법상 특별배임죄의 개정 방향’에 대한 발표를 통해 이 같은 의견을 냈다.

○배임죄 처벌조항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현행법상 배임은 형법, 상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가법) 등으로 처벌된다. 최 교수는 이 중 상법상 특별배임죄 규정이 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가지 상법 개정안을 제시했다. 상법 제382조에 ‘이사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회사의 이익을 위하여 경영상의 판단을 한 경우에는 의무의 위반으로 보지 않는다’는 조항, 상법 제622조에 ‘경영상의 판단에 대하여는 벌하지 아니한다’는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상법 제382조와 제622조는 회사 발기인, 이사 등이 배임죄를 저질렀을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처벌 규정은 있지만 예외 조항은 없다.

일각에서는 기업 경영자들이 상법이 아니라 주로 형법, 특경가법으로 형사처벌받는다는 점을 들어 형법 등을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최 교수는 현실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그는 “경영 판단에는 죄를 묻지 않는 상법 조항을 두면, 이 논리가 형법 및 특경가법에 적용될 수 있다”며 “모든 배임죄를 다루는 형법에는 경영자의 경영 행위를 면책하자는 단서를 두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법원이 경영상 판단에는 배임죄를 묻지 않도록 해석하는 경향이 정착되려면 수십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입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영 판단까지 범죄로 보는 건 위험”

최 교수는 현재 배임죄 처벌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했다. 최 교수는 “배임죄 때문에 비도덕적 경영뿐 아니라 경영 판단의 잘못까지 범죄로 간주되는 등 ‘위험한 흐름’이 있다”고 전제한 뒤 “법이 경영진의 불법 처벌을 넘어서 고도의 경영 판단에 따른 실패까지 통제하는 식으로 시장에 깊숙이 개입하게 되면 민주적 법치국가가 전제하는 시장체제에서 그만큼 멀어진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는 ‘명백히 손해를 가할 목적’이 있는 경우에 한해 배임죄가 성립되지만 한국에서는 손해 발생 위험만 있어도 처벌 가능하다는 게 최 교수의 분석이다. 배임죄가 최초로 입법된 독일에서도 ‘법률 또는 신임관계 등에 따라 부여된 의무 등을 위반해 타인에게 손해를 끼치는 경우’에 배임죄 처벌 대상이 된다고 좁게 규정한 반면, 국내에서는 ‘다른 사람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 해석의 여지가 넓다. 그 결과 배임죄 무죄율은 전체 형사범죄 대비 5배가량 높다고 최 교수는 분석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 형법상 배임죄

형법에는 △배임죄(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를 위배, 본인 또는 제3자가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 제355조) △업무상 배임죄(업무상 임무를 어기고 배임죄를 저지르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 제356조) 등 두 가지로 규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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