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통학회, SPA와 편집숍이 패션시장의 대안

SPA(제조·의류 일괄의류)와 편집숍이 침체된 의류업계의 새로운 활로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한국유통학회는 27일 숭실대학교에서 ‘저성장시대의 유통산업 발전 방향’을 주제로 추계학술대회를 열었다. 이날 학술대회에선 ‘패션 특별세션’이 열려 경기 침체로 직격탄을 맞은 의류시장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다양한 주장이 제기됐다.

정찬진 트렌드위버 대표는 “저성장 시대를 맞아 의류 제조업체가 판매에 본격 나서게 될 것” 이라며 “앞으로 패션시장은 제조업보다 소매 중심 유통업으로 판도가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위탁 방식 대신 다양하고 개성 있는 브랜드를 모아 파는 편집숍이 현 패션시장의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추호정 서울대 의류학과 교수는 ‘패스트 패션(fast fasion)의 글로벌 확산’을 주제로 발표했다. 추 교수는 “이미 저성장 시대를 맞은 유럽에서 ZARA, H&M 같은 SPA 브랜드들이 나와 세계 패스트 패션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값은 싸지만 이미지는 비싼 SPA 브랜드들이 저성장 시대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SPA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LAP의 이지안 실장은 “LAP은 패스트 패션답게 성장도 ‘패스트’하게 할 것”이라며 “일단 뛰어들고 그 길이 틀린 것으로 판단될 땐 재빨리 돌아서는 행동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편집숍과 SPA가 해결해야 할 숙제도 함께 논의됐다. 한상린 한양대 교수는 “현재 대규모의 고급 편집숍만 대거 생겨나고 있다" 며 "차별화되고 다양한 편집숍들도 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SPA 업체들은 빨리 입고 버리는 패스트 패션의 반환경적인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추호정 교수는 “소비자들의 높은 기대 수준에 부응하기 위해선 SPA 업체들은 어디서 베낀 것 같은 디자인의 옷을 천장까지 쌓아 놓고 파는 판매 방식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유통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선 저성장 시대의 유통경로, 유통전략, 소비자 행동 등 8개의 섹션이 진행됐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