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원유수출 막힌 이란…경제 '질식'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리알화 올들어 80% 폭락…물가 60% 급등에 민심 폭발

    이란 외환시장에서 리알화 가치가 연일 폭락하고 있다. 리알화 가치 폭락과 물가상승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수도 테헤란 곳곳에서 벌어지면서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미국, 유럽 등 서방국가들이 핵무기 개발 포기를 강요하며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이란 정부는 자국 경제에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란 경제가 1980~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달러 사재기가 가치 폭락 원인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이란 외환시장(환전소)에서 리알화 시장환율은 달러당 3만6000리알까지 치솟았다. 1주일 전 달러당 약 2만5500리알이던 것과 비교하면 통화가치가 약 40% 떨어진 것이다. 연초 대비 리알화 가치는 약 80%나 하락했다.

    이란 중앙은행(CBI)이 정한 고시환율도 지난달 17일 달러당 1만2215리알에서 이날 1만2559리알까지 올랐다. 통화가치로 따지면 약 2주간 9% 추락한 것이다.

    최근 리알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것은 서방의 경제 제재로 인해 원유 수출길이 막히자 이란 내에서 달러 품귀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경제 악화에 민심 폭발

    민심은 폭발하고 있다. 이날 이란 테헤란 시내에서는 환전상과 상인 수백명이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현지 일간 내셔널에 따르면 전날 이란 노동자 1만명은 인플레이션에 항의하는 청원에 공동 서명해 노동부에 제출했다. 이란에선 지난 7월에도 닭고기 값이 두 달 새 3배 넘게 오르자 정부 경제정책을 비난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란 중앙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이란의 공식 물가상승률은 21%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제로는 60%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전날 방송 연설에서 리알화 가치 폭락이 투기꾼들의 소행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환율을 조작한 일당은 총 22명으로 곧 체포될 것이며 미국과 국내 불순분자들이 심리전을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경제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한다. 서방의 이란산 석유 금수 조치로 석유 수출이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이란의 원유 수출량이 올 2월 이후 6개월간 약 40%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원유 수출은 이란 정부 재정수입의 90%, 외화 수입의 80%를 차지한다. 실업률이 28.6%에 달할 정도로 실업 문제도 심각하다. 뉴욕타임스는 “이란 경제가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때보다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국 기업 영향은

    KOTRA에 따르면 이란과 교역 중인 한국 기업은 3200개가량이다. 석유 수입업체들은 최근 리알화 가치 폭락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란 환율제도의 특성상 무역을 할 때 적용되는 환율은 달러당 1만5000리알로 고정돼 있고, 한국 기업들은 결제 수단으로 원화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중동산 원유를 포함한 모든 원유는 싱가포르 등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거래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란은 '3중 환율'

    생필품 수입땐 고시환율
    원유 수출입엔 무역환율
    사설환전소는 시장환율

    이란의 환율제도는 공식적으로는 고정환율제지만 실제로는 3중 환율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이는 올 1월 계좌동결, 은행거래 금지 등 서방의 경제제재가 본격화되면서 외환보유액에 압박이 생기자 도입한 것이다.

    이란은 올 1월 이전에는 공공부문에서는 이란중앙은행(CBI)이 정하는 고시환율을 적용하고, 환전소 등 민간부문은 변동환율을 적용하는 2중 환율제를 운영해왔다. 하지만 1월 이후 기본 생필품과 식료품 수입에는 고시환율을 적용하고, 원유와 원자재·중간재 수입 및 수출에는 달러당 1만5000리알의 무역환율을 적용하고 있다. 사설 환전소는 계속 변동환율제로 운영된다. 최근 리알화 가치 폭락은 환전소에서 발생한 것이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비용 줄이고 수출 돕는 '탄소저감 플랫폼' 확산

      전기차용 알루미늄 소재, 부품을 판매하는 에이알알루미늄은 내년 하반기부터 100% 저탄소 알루미늄을 제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매출의 80%가 해외에서 나오는데 글로벌 고객사 눈높이에 맞춰 탄소 저감을 하지 못하면 수출 물량이 급감할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에이알알루미늄이 찾은 해법은 스마트에너지플랫폼 ‘TOC+’다. 글로벌 탄소 규제에 대응하기 힘든 수출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관리하는 일종의 관제탑으로, 산업통상부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올해 구축사업을 시작했다. 김순경 에이알알루미늄 대표는 “각 공정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더 정교한 원가 절감 방안을 검토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그동안 중소기업에서 탄소 저감 데이터를 관리하는 것은 ‘그림의 떡’에 가까웠다. 인력과 자본이 열악한 데다 협력업체 등을 통해 들여온 원료의 제조 과정을 중소기업 역량으론 일일이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는 우선 공장 설비의 에너지 사용량을 공정별로 측정할 수 있는 ‘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FEMS+) 구축 사업을 2020년 시작했다. 이 사업은 TOC+로 관리할 수 있는 에너지 사용량 데이터를 생산 라인마다 1원 단위까지 분석하도록 시스템을 개발하는 게 핵심이다. 경기 반월·시화와 경북 구미, 대구, 경남 창원 등의 스마트그린산업단지 24곳을 2030년까지 35곳으로 늘려 FEMS+를 적용할 예정이다.TOC+는 이런 에너지관리시스템을 클라우드 형태로 한층 고도화해 편의성을 높인 게 핵심이다. 협력사끼리 실시간으로 각 회사의 탄소 배출량을 확인하거나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 용수, 전력 등 공정에 활용되

    2. 2

      아나패스 "OLED 디스플레이 두뇌로 AI PC 공략"

      “인공지능(AI) PC 시장이 커지면서 전력 소모가 적고 빠른 응답 속도를 자랑하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이 커지고 있습니다.”코스닥시장 상장사 아나패스의 이경호 대표(사진)는 “OLED 디스플레이 패널에 필수적인 시스템 반도체 ‘타이밍 컨트롤러’(TCON·티콘) 수요가 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2002년 설립된 이 회사는 4차 산업혁명과 메타버스 시대 핵심 기술인 티콘과 디스플레이구동칩(DDI·Display Driver IC)을 주력으로 하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다. 삼성디스플레이 등에 납품하고 있다. 150여 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주력 제품은 태블릿, 노트북 등의 OLED 패널용 티콘과 스마트폰, 게임기 등의 OLED 패널용 ‘TED 칩셋’이다. 티콘은 LCD(액정표시장치), OLED와 같은 다양한 방식의 패널 구동에 필요한 핵심 부품으로, 디스플레이 장치에 글자와 이미지 등의 영상이 표시될 수 있도록 제어 신호 및 데이터를 생성해 DDI에 신호를 제공하는 집적회로(IC)다. TED는 티콘과 DDI를 하나의 칩으로 합친 것으로, 스마트폰용 모바일 OLED 패널 구동을 위한 가장 핵심적인 부품이다.이 대표는 “인텔, AMD, 퀄컴, 엔비디아 등 AI PC용 주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사와의 호환성을 인증받으며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며 “AI PC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 티콘 매출도 급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정보기술(IT) OLED 패널 시장은 2023년 710만 대에서 올해 2370만 대, 2030년 9020만 대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생성형 AI가 적용된 AI PC 제품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이 대표는 “AI PC는 한정된 전력으

    3. 3

      경동나비엔, 코맥스 328억에 인수

      경동나비엔이 스마트홈 전문 기업 코맥스를 328억원에 인수한다. 이번 인수를 통해 경동나비엔은 기존의 스마트홈 사업을 확장하고 실내 생활 환경과 안전 등을 통합 제어하는 허브 역할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인수 절차는 내년 2월 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인수 후에도 코맥스의 브랜드와 판매·생산 체계, 고객 서비스 등은 그대로 유지한다.코맥스는 월패드, CCTV, 도어록 등 제품과 이를 연결하는 유무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홈 전문기업이다. 1968년 설립돼 전 세계 10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해왔다. 경동나비엔도 월패드, 비디오폰, 도어록, 방화문 등 홈 사물인터넷(IoT) 제품과 이를 연동한 ‘스마트홈 시스템’을 판매하고 있었다. 코맥스 인수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특히 이들 제품이 경동나비엔의 주력 제품인 보일러, 온수기, 제습 환기청정기, 나비엔 매직 주방기기 등과 연동되면 온도, 습도, 환기 및 청정, 요리 매연 등 공기 질을 통합 관리하게 된다. 방화문과 도어록, CCTV 등을 통해 실내 보안까지 모두 제어하는 스마트홈 시스템의 통합 허브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보일러, 주방 후드와 제습 환기청정기 등 각 제품의 상호 연동으로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김용범 경동나비엔 영업마케팅 총괄은 “오랜 업력을 갖춘 코맥스의 제품 라인업과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해 시장 점유율과 영향력을 높이고, 각 제품의 연계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연구개발과 생산 능력을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민지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