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3가지 법칙'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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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기선행지수 우상향에도 코스피 N자형
(2) 원·달러 환율 떨어져도 음식료株 하락세
(3) 유동성 풍부하지만 건설株 약세 못면해
(2) 원·달러 환율 떨어져도 음식료株 하락세
(3) 유동성 풍부하지만 건설株 약세 못면해
2011년 8월 CJ제일제당은 연중 최고점인 34만9000원까지 주가가 올랐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60.8%에 달했다. 중국에서 사료용 바이오 제품이 판매 호조를 보인 덕도 있지만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저점까지 떨어지면서 원재료 수입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원·달러 환율이 5월 이후 현재까지 6%가량 떨어지는 동안 CJ제일제당 주가도 8.4%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음식료주가 강세를 보이는 기존 패턴에서 어긋난 것이다.
이처럼 그동안 증시에서 통용되던 대표적인 경험법칙들이 최근 들어 깨지는 사례가 빈번하다. 과거에는 비슷하게 움직이던 통계청 경기선행지수(전년 동월비)와 코스피지수도 올 들어 따로 놀고 있다.
◆경기선행지수와 따로 노는 코스피지수
증권사 투자전략가들이 증시 흐름을 예측할 때 가장 주요하게 참고하는 지표 중 하나가 경기선행지수 전년 동월비였다. 과거 사례를 분석해보면 코스피지수와 경기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는 비슷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이다. 올 들어서는 아니다. 두 지표는 따로 놀고 있다. 올 들어 경기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는 지난 1월 3.0%에서 7월 5.3%로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반면 코스피지수는 ‘N자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3, 4월 두 달간 경기선행지수 전년 동월비가 상승하는 동안 코스피지수는 하락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선행지수 전년 동월비와 코스피지수가 따로 놀기 시작한 것은 2010년 2분기부터”라며 “경기선행지수는 기본적으로 내수경기를 설명하는 지표인데 금융위기 이후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업들의 이익과 내수경기 간의 연관성이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환율 하락=음식료주 강세’ 안 통해
음식료업종은 전통적으로 원·달러 환율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음식료는 원재료를 수입하는 대표적인 내수업종이다. 따라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수입가격이 낮아져 주가는 상승세를 탔다.
최근엔 아니다. 국내 대표적인 음식료주로 꼽히는 CJ제일제당의 최근 주가 흐름을 보면 원·달러 환율과의 역(逆)상관관계가 크게 약화됐음을 알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은 5월25일 1185원50전으로 연중 고점을 찍은 뒤 최근까지 줄곧 하강곡선을 그려 지난달 28일에는 1111원40전에 마감했다. CJ제일제당 역시 5월9일에 37만400원으로 연중 고점을 기록한 뒤 조정을 받아 지난달 28일에는 30만7500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과 CJ제일제당 주가 간의 역상관관계가 깨진 것이다.
우리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2000년 이후 2008년까지는 원·달러 환율과 CJ제일제당 주가 간의 상관계수가 -0.6이었는데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는 -0.1로 축소됐다. 수치가 -1에 가까울수록 역상관관계가 높다는 뜻이다.
한국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CJ제일제당의 전체 영업이익에서 해외 자회사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로 급상승했다”며 “해외 사업 비중이 높아지면서 원·달러 환율과의 역상관관계도 약화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시중자금 늘어도 건설주는 요지부동
저금리로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해지면 건설주가 강세를 보이는 것도 증시의 법칙 중 하나였다. 이 또한 최근엔 통하지 않는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한국은행은 연 5%대였던 기준금리를 2%대로 단계적으로 낮췄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최근까지 유가증권시장의 건설업종 지수는 150~250의 좁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과거에는 금리가 낮으면 빚을 내서 내집 마련에 나섰기 때문에 건설업체들의 주가도 좋아졌다”며 “하지만 부동산 불패신화가 깨지면서 금리가 떨어져도 집을 사려는 수요가 적어 건설주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