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브랜드 가치가 처음으로 ‘세계 톱10’에 진입했다. 현대자동차는 아우디를 제치고 50위권 브랜드로 도약했고 기아자동차는 100위 안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대표 기업들의 활약 덕분에 한국은 글로벌 100대 브랜드를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이 보유한 나라가 됐다.

영국의 브랜드 컨설팅 업체인 인터브랜드가 2일 발표한 ‘2012년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브랜드 가치는 328억9300만달러(약 36조6000억원)로 작년보다 40% 증가했다. 전체 순위도 지난해 17위에서 8계단 오른 9위를 기록했다. 미국 기업을 제외하면 가장 높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유럽발 경기 침체 속에서도 뛰어난 실적을 거둬 올해 순위를 많이 끌어올렸다. 작년 매출 160조원, 영업이익 16조원을 돌파하고 휴대폰과 TV 시장 점유율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인터브랜드는 “삼성전자는 애플과 법정 소송 중에서도 32.6%의 스마트폰 점유율을 기록했다”며 “런던올림픽 개회식에서 연결과 소통을 대표하는 스마트기기를 소개하며 온라인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현대·기아차도 두각을 나타냈다. 기아차는 처음으로 세계 100대 브랜드에 선정됐다. 기아차는 작년보다 50% 증가한 40억8900만달러(약 4조6000억원)의 브랜드 가치로 87위에 올랐다. 기아차 브랜드 가치는 2007년 11억달러 수준에 불과했지만, 최근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5년 만에 273% 증가했다.

현대차는 75억달러(약 8조2000억원)의 브랜드 가치로 전년 대비 8계단 상승한 53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자동차 부문 7위로 유럽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우디(55위)를 제쳤다. 인터브랜드는 현대차를 ‘모던 프리미엄이라는 방향성 아래 품질과 소비자 인식의 격차를 줄인 브랜드’로, 기아차를 ‘미국과 유럽 내 시장점유율이 17년간 계속 상승하는 등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브랜드’로 각각 평가했다.

이번 조사에서 코카콜라가 778억3900만달러의 브랜드 가치로 작년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애플(765억6800만달러)은 지난해 8위에서 2위로 뛰어 올랐다. IBM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뒷걸음질치거나 작년과 같은 성적에 머물렀다. 지난해 11위였던 도요타자동차가 10위로 상승하며 2년 만에 다시 10위권에 진입했다.

브랜드 가치 상승률에선 애플(129%)이 1위에 올랐다. 아마존(46%)이 2위였으며 삼성전자가 3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글로벌 100대 브랜드 기업 3개를 배출하며 국가별 순위에서 스위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과 함께 공동 5위에 올랐다. 미국이 53개로 가장 많았으며 독일(9개) 프랑스(7개) 일본(7개) 순이었다.

인터브랜드는 1999년부터 매년 10월 글로벌 100대 브랜드를 발표하고 있다. 브랜드가 창출하는 제품과 서비스 매출, 브랜드로 발생하는 무형 이익 등을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

정인설/최진석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