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28일 한국항공우주(KAI) 인수와 관련, “적정 가격으로 인수해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국제 기준에 맞는 믿을 수 있는 기관이 평가한 가격으로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이날 ‘KAI 경쟁 입찰에 대한 입장’ 자료를 내고 “과거 인수·합병(M&A) 실패 사례에서 보듯 턱없이 높은 가격으로 입찰이 진행된다면 동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의 인수전 참여로 1조4000억원 정도로 추정돼온 KAI 인수 가격이 올라가는 것을 경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은 KAI 인수가 적정 가격에 이뤄져야 한다고 수차례 언급해 왔다.

대한항공은 항공 산업을 국가적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기업이 인수자로 선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항공의 풍부한 경험과 기술이 KAI의 역량과 결합할 경우 중복 투자 해소와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의해 인수자가 선정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공정한 경쟁은 당연한 것”이라며 “재무 안정성이 높은 것은 물론 KAI 임직원들이 반대하지 않는 곳이 인수자가 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7일 마감된 KAI 재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서는 현대중공업이 마감 30분 전에 인수제안서(LOI)를 냈다. KAI 인수에 공을 들여온 대한항공이 입장 자료까지 발표한 배경이다.

KAI 매각을 주관하고 있는 정책금융공사는 다음달 초 본입찰 적격자를 가린 뒤 11월 본입찰을 거쳐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