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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연예인 의상 노출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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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K씨는 평소 학교 성적이 좋은 초등학교 6학년딸이 자랑거리였다.

과학고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던 딸은 전교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영어점수는 그렇지 못했다.

딸은 외국경험이 풍부한 친구들에게 항상 영어 1등을 내주는 것에 자존심 상해 하기도 했다.

보다못한 K씨는 딸을 위해 외국인 영어 선생님을 붙여주기로 했다. 한달에 들어가는 돈은 80만원에 달했다.

회사원 남편의 월급으로는 이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어 결국 K씨는 남편에게는 비밀로 하고 동네 빵집에서 하루 8시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매달 비용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주위에서 잘가르친다고 소문난 선생님에게 맡겼다는 점에서 마음이 놓였다.

우리는 한잔의 커피를 사마실 때도, 새로운 옷을 살때도, 그리고 휴가를 떠날 여행지를 찾을 때도 얼마나 많은 자료를 검색하는가.

그런데 아이를 학원에 보내는 학부모들은 의외로 자식의 학원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다. 부모들이 학원에 대해 하는 고민은 매달 학원비로 나가는 아빠의 월급 통장의 무게에 비하여 너무나 가볍고 초라하다.

자녀를 두고 있는 한국의 학부모라면 학원에 보내기 전이나 후에 그 학원이 진짜로 잘 가르치고 있는지 우리 자녀가 어떤 도움을 받고 있는지 계속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오바마도 몰랐던 한국교육의 비밀-아빠는 죽어도 학원은 죽지 않는다(아카데미프레스)'를 펴낸 김영천 진주교육대학교 교수는 "우리 부모들은 자녀에게 중요한 학원을 선택할때 주위 평가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아빠들은 학원에 대해 무지하고 엄마의 말만을 믿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

김 교수는 "자녀에게 재산을 1억원 남겨준다고 그 자식이 상류층으로 이동하는 것이 가능할까? 현실적으로는 힘들다. 그러나 교육이라면 가능하다. 학원은 부자들이 가는 곳이 아니다. 부자들은 고액 과외 등을 통해 이미 많은 기회를 가지고 있다. 정부가 학원에 대해 과도한 규제를 하는 것은 중산층이나 하위상류층의 계층이동을 어렵게 하는 지름길이다"라고 꼬집었다.

김영천 교수는 교사를 양성하는 교육대학교 교수지만 교육적 기능으로의 학원에 대한 찬성 의견을 가지고 있다.

학교에서 시행되는 교육적 지원은 다른 경쟁국가들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다는 것이 이유다.

이어 "중국은 얼마전 교사 정년제가 없어졌다. 우리나라는 한번 임용되면 평생직장이다. 이같은 공무원 시스템으로는 사교육을 따라갈 수 없다. 고용보장을 고치고 학원의 좋은 시스템을 도입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천 교수는 지난 2007년 초등학교 7군데를 연구한 끝에 '차라리 학원에 보내라'라는 저서를 낸 바 있다. 이 글에서 김 교수는 학원이 학습의 걸림돌인가 아니면 공부의 매니저인가를 다뤘다.

그 결과 학원 교육은 선행 반복 학습, 개별화 수업을 위한 수준별 분반제, 성적 향상과 피드백을 위한 지속적인 평가와 학부모와의 긴밀한 상호작용과 협력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김 교수는 아울러 "제자들에게 학원의 벤치마킹을 과제로 내주면 안이했던 그들이 학원교육의 실체에 깜짝 놀라곤 한다"면서 "학원의 대중적 이미지가 부정적이라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김영천 교수는 좋은 학원의 세가지 요건으로 '질적평가 여부' '피드백이 있는가' '개별지도 유무' 등을 꼽았다.

김영천 교수의 연구결과 학원은 공부를 잘하는 아이에게 오히려 효과가 있었다.

초등학교 5학년쯤 되면 이미 자신의 미래 진로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기 때문에 부모에게 등떠밀려 학원에 가지는 않는다.

이럴때는 자녀와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서 '무엇을 위해서 학원에 가는지' '어떤 공부를 더 하고 싶은지' '다니는 학원에 불만은 없는지' 등을 체크해 좋은학원인지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아빠가 아이의 학원 교육에 무관심하면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자신의 학원에 대해 다시 볼 수 있는 눈을 기를 수 있다면서 이 책을 일독해 볼 것을 권했다. "이 책을 읽고 당신의 자녀를 학원에 계속 보내야 하는지 다른 학원으로 바꿔야 하는지 자문해 보기 바란다. 또한 교육자들과 정치가들 그리고 한국의 학교교육에 대해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은 우리의 학교가 어떻게 달라져야 하며 학원에 대항할만한 어떤 새로운 정책과 실천 전략을 개발해야 하는지 고민해보기 바란다"고 밝혔다.

학교가 왜 학원교육에 뒤쳐지는지를 알려면 이젠 학원을 벤치마킹해야한다. 학원의 완벽한 평가체계와 재미있는 수업노하우 등이 우리 뒤쳐진 공교육에게 또다른 길을 제시해주고 있는 것이다.

국내 질적연구 분야 최고 권위자인 김영천 교수는 아울러 "질적연구가 필요한 곳은 학원뿐이 아니다. 대기업 들은 이미 질적연구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데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회사 조직에서 생산성이 떨어질때도 팀장-팀원간 효율성을 연구하거나 조직내 의사소통 등을 면담 관찰을 통한 질적연구로 알아보면 최선의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