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24일 인혁당과 유신 체제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진정성' 논란 후폭풍이 불고 있다.

시민단체들이 전향적인 입장은 인정하지만 진정성을 느끼기엔 부족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인혁당 사건 관련 단체인 4ㆍ9 통일평화재단은 "박 후보의 입장은 비판 여론과 지지율 하락의 압박으로 나온 것"이라며 "발표 시기와 그 안에 담긴 진정성을 신뢰할 수 없다. 이는 또 한 번 유족과 국민을 속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인권연대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모든 사건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유신 체제와 인혁당 사건에 대해 분명하게 헌법 훼손이라고 언급하고 사과한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구체적인 정책 없이 '국민대통합위원회'라는 모호한 대안만 내놓은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우상호 공보단장을 통해 "중요한 것은 생각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변화의 진정성을 보여주려면 진상규명 명예회복이 매우 필요하다”며 “필요하다면 피해자에 대한 보상과 국가적 사과까지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사과를 환영한다"는 반응과 "입장 변화가 급작스러운 것 아니냐"는 반응으로 갈리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누리꾼들은 '당신(박 후보)의 생각이 2주안에 바뀌었다니...믿을 수 없다'(아이디 refo***), '사과도 타이밍이다. 지지율 떨어지니 마지못해 한다는 듯한 인상을 준다'(아이디 ken***)며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 후보의 발언을 신뢰하는 누리꾼들도 상당수다.

'부모님을 흉탄에 잃은 박 후보만큼 산업화 과정에 희생된 가족의 아픔을 잘 아는 사람도 없다. 그래서 나는 박근혜 후보 사과의 진정성을 믿는다'(아이디 wont***), '박 후보는 한번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킨다. 부모를 잃은 고통과 아픔을 알기에 박근혜는 국민대통합과 100%대한민국을 만들 것이다'(아이디 fwf***) 등의 지지 글도 올라와 있다.

한경닷컴 뉴스팀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