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개의 상해보험에 가입한 뒤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며 억대의 보험금을 받아 챙긴 현직 교사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병원에 허위로 입원한 뒤 보험금 2억3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로 부산 A고등학교 교사 윤모씨(33ㆍ여)를 비롯해 현직 교사 14명과 윤씨 등의 범행을 묵인하고 보험급여를 챙긴 의사 최모씨(47) 등 3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윤씨는 입원비가 보장되는 11개 상해보험에 가입한 뒤 ‘칠판에 글씨를 많이 쓴 탓에 목과 오른쪽 어깨가 결린다’며 겨울방학 기간인 지난해 12월30일부터 올해 1월21일까지 23일간 허위 입원해 78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챙겼다. 윤씨는 이런 수법으로 2010년부터 5차례에 걸쳐 4100만원의 보험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윤씨 외에 다른 교사들도 최소 3개에서 최대 16개 보험에 가입한 뒤 전국 각지의 병원에 허위 입원해 모두 2억원 상당의 보험금을 타냈다. 또 최씨 등 의사 12명은 교사들의 범행을 알면서도 묵인하고 보험급여를 받아 챙겨왔으며 보험설계사와 교사 가족 등도 이들의 보험사기 사실을 모른 척해 오다 사기방조 혐의로 함께 입건됐다.

경찰 조사 결과 적발된 교사들은 학교 내 계단에서 굴러 다쳤다거나 수업 중 학생이 던진 공에 맞아 부상했다는 등 수차례에 걸쳐 학교와 학생을 팔아 허위 상해 사실을 만들어 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교사들의 비위 사실을 해당 교육청에 통보하는 한편 이들이 타간 보험금을 보험회사에 환수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