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형 상사는 오감 사용…작은 성공 자주 하길 즐겨
직관형은 육감을 선호…한방에 큰 성공 기대하는 경향
당신은 상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체계화된 문서로 보고받기를 좋아하는 성향의 상사에게 간단한 자료와 설명으로만 보고한 경우는 없는가. 당신이 ‘보고하는 사람’이라면 ‘보고받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성격유형을 판단할 수 있는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MBTI)를 보면 사람은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에너지 방향, 즉 주위 초점과 관련해 외향형과 내향형이 있다. 인식 기능과 관련해서는 감각형과 직관형으로 나뉜다.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 기능에 따라 사고형과 감정형으로, 채택하는 행동양식 또는 생활양식과 관련해 판단형과 인식형으로 구분된다.
여기에서 선호라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 한쪽을 선택할 확률이 높다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당신은 자장면을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중국 음식점에 가서 항상 자장면만 주문하는 것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 짬뽕이나 볶음밥을 시킬 수 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자장면을 주문할 확률이 매우 높은 유형이 되는 것이다. 이는 곧 내향형에 속해 있어도 어떤 상황에서는 외향형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지만, 반대 성향을 선택할 확률은 작다는 의미를 지닌다.
#외향형 대 내향형
지금부터 당신의 상사가 어떤 유형인지 구분해 보자. 외향형은 외부 활동이나 사람과 사물에 관심이 많고, 내향형은 내부의 개념이나 개인적인 활동에 관심이 많은 성향을 보인다. 외향형은 사람과 어울리기를 좋아해 주변에 사람이 항상 붐빈다. 말이 많고 매사에 활동적이며 적극적이다. 에너지의 원천이 타인에 의해 충전되기 때문에 소모하면서 에너지를 쌓는 특성을 보인다.
내향형은 조용하고 신중하며,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 음악과 사색을 즐기고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을 매우 중시한다. 이 경우 비축에 의한 에너지 충전, 즉 본인 자신을 통해 충전하는 특성이 있다.
외향형은 말로 표현하는 것을 선호하고 다수와 동시에 대화를 한다. 한 번에 여러 개의 업무를 처리할 만큼 다재다능하다. 행동을 하면서 생각하기 때문에 빠르다. 반대로 내향형은 글로 된 표현을 선호한다. 한 번에 한 개씩의 업무를 처리하기 때문에 전문성이 매우 높다. 1 대 1 대화를 중시하고 생각한 뒤 행동하기 때문에 조금 느려 보이기도 한다. 외향형은 사무실 문을 열어두는 경우가 많지만 내향형은 닫아두는 편이다. 이 차이만 봐도 보고받는 사람의 성향에 따라 보고 방식이 달라야 함을 알 수 있다.
외향형 상사의 경우 대면보고를 선호하며, 설명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1 대 다수, 또는 토론식 보고도 선호한다. 대면보고시 상사와 근접한 거리에서 보고해도 무방하다. 반대로 내향형 상사의 경우 서면보고를 선호하며 1 대 1 보고를 좋아한다. 대면에서도 본인이 읽으려고 할 것이다. 이때는 상사와 조금 떨어져 있는 것이 좋다. 외향형 상사에게는 보고자 입장에서 문서 작성보다 어떻게 잘 설명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내향형 상사에게는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문서를 잘 작성해야 하는 것이다.
#감각형 대 직관형
감각형과 직관형은 무엇을 인식하는지 인식 기능과 관련된 사항으로 구분된다. 감각형은 오감을 주로 사용하며, 직관형은 육감을 주로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감각형은 세부사항을 쉽게 파악하고 현재에 초점을 맞추며, 정확하고 철저하게 일을 처리한다. 직관형은 사실의 이면에 있는 의미에 주위를 기울이고 미래 지향적이다. 또 가능성과 의미를 추구하며 신속하고 비약적으로 일을 처리한다.
감각형은 현실적이고 실용적이다. 경험을 중시하고 지금 이 순간과 주변 상황에 집중하며, 작은 성공을 자주 하는 것을 중시한다. 직관형은 상상력과 창의력, 본능적인 직관을 좋아하며 싫증이 잦다. 미래에 미치는 영향에 주의를 기울이며, 한방에 큰 성공을 기대한다. 만약 퇴근 무렵에 눈이 내린다면 감각형은 “퇴근전쟁이 벌어지겠군, 빨리 퇴근하자”고 생각하는 현실주의자다. 반대로 직관형은 새로운 것들이나 과거의 내용을 떠올린다. 애인이라든가 러브스토리라든가, 어린 시절에 눈놀이하던 때를 생각하는 이상주의자인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우리는 지금 6시그마 도입과 관련해 논의하는 현장에 와 있다. 생산지원팀장이 “A부분부터 적용해 단계적으로 확대하자”고 말한다. 생산기술팀장이 반대한다. “강력한 메시지와 함께 전 부분 동시 적용하자”는 것이다. 다시 생산지원팀장이 얘기한다. “우리 회사에 맞게 수정해서 적용하자.” 이에 생산기술팀장이 크게 반발한다. “그대로 적용해야 성과가 크지, 수정하면 성과가 축소된다.” 이 두 사람은 거친 토론을 하게 된다. 생산지원팀장은 감각형이고, 생산기술팀장은 직관형이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에는 어떻게 보고해야 할까. 감각형 상사는 구체적인 데이터와 세밀도를 중시한다. 규정과 관습을 중시하고 익숙한 것과 비교하는 것을 좋아한다. 원인을 중시하고, 실행 가능성을 따져본다. ‘보고 듣고 만진다’는 용어에 굉장히 친숙한 편이다. ‘우리 회사’나 ‘우리의 사례’를 굉장히 좋아한다.
이에 반해 직관형은 추세라든가 큰 그림을 선호하며, 조감도를 잘 그린다. 새로운 것을 해보자고 슬로건을 낸다. 대안을 중시하고 효과가 큰 것을 선택한다. ‘느끼고, 상상하고, 인식한다’는 용어에 굉장히 친숙하다. 다른 회사의 경우를 제시하면 굉장히 좋아한다.
#보고는 ‘내 스타일’ 아닌 ‘상사 스타일’로
상사의 성향을 파악하려면 상사가 말할 때 자주 사용하는 용어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흥미를 나타내는 것이 무엇인지에도 집중해야 한다. 관심이 많은 대목을 보고, 내용을 많이 집어넣고, 흥미가 떨어지는 대목은 비중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사의 보이는 모습을 잘 관찰하고, 거기에 맞는 보고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보고는 당신 스타일대로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상대에 맞춘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정리=이주영 한경아카데미 연구원 opeia@hankyung.com
이호철 <비즈센 대표코치 hc2577@naver.com>
△동국대 무역학 석사
△LG 경영기획실, 피큐피피 대표, 엘앤아이컨설팅 부사장
△저서 ‘기획, KiSSS하라’ ‘말을 디자인 하다, 스텝 스피치 55’ ‘면접 퍼즐, 논리력으로 풀어라’ ‘맥킨지식 가설과 검증’ ‘맥킨지 로직트리’ ‘맥킨지식 보고대답 기술 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