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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타임즈의 확대경] '자동차 안전' 역사에 이정표 세운 닐스 볼린

허리까지 지지해 주는 3점식 안전벨트 발명

자동차 안전띠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36년이다. 독일이 세계 최초 자동차 고속도로인 아우토반을 개통하자 유럽 인근 여러 나라에서 아우토반을 찾는 게 일상이 됐다. 말 그대로 달릴 만한 곳을 찾던 폭주족에 아우토반은 ‘가뭄 속 단비’였다. 이때 사람들은 최소 안전장치로 가슴만을 두르는 2점식 안전띠를 사용했다. 2점식은 2차대전이 끝난 후 속속 등장한 고성능 자동차의 필수 품목으로 자리잡았다. 질주 욕망과 함께 생존 집착도 높았기 때문이다. 벤츠와 GM이 안전띠를 장착해 일반화에 앞장섰다.

그러던 중 1959년 스웨덴 볼보에서 일하던 닐스 볼린이 가슴만 감싸던 2점식에서 허리까지 지지하는 3점식 안전띠를 발명해 특허를 얻는다. 볼보는 1959년 122개 차종에 3점식을 적용했고, 볼린은 자동차 안전의 상징 인물로 떠올랐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항공기 안전띠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설명했고, 조종사처럼 운전자를 보호하고 싶었다는 말을 남겨 화제가 됐다.

이후 줄곧 사용되던 3점식은 점차 장력이 문제로 떠올랐다. 안전띠가 가슴을 압박해 운전자들이 답답함을 호소한 것. 이번에는 평상시에는 장력이 낮지만 충돌 때 순간적으로 장력이 높아지는 장치가 만들어졌다. 이른바 ‘프리텐셔너(Pre-tensioner)’ 기능이다. 우리말로 굳이 풀자면 ‘자동 조임식 안전띠’다. 충돌 때 몸을 강하게 밀착시켜 앞으로 쏠리는 현상을 막아준다. 하지만 높은 장력에 가슴이 감싸이면 아프게 마련이다. 그래서 충돌 후에는 다시 느슨하게 풀어주는 ‘로드리미터(Load-limiter)’가 고안됐다. 안전띠의 강한 조임으로 발생할 수 있는 2차 상해 예방 장치다. 한마디로 안전띠 하나가 사람의 몸을 스스로 감았다 풀면서 쥐락펴락하는 셈이다.

보통의 성인남자가 온 힘을 쏟아 견뎌낼 수 있는 중량은 몸무게의 2~3배가량이다. 자동차가 시속 40㎞로 달리다 전신주와 부딪혔을 때 발생하는 충격량은 몸무게의 16배 정도에 이른다. 이런 이유로 안전띠는 몸무게의 최소 30배 충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다.

미국 고속도로 교통안전국에 따르면 안전띠 착용으로 미국에서 최소 10년간 5만5600명의 사망자와 130만건의 부상을 예방했다는 통계가 있다. 간혹 버스가 전복됐지만 안전띠 착용으로 사상자가 없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한다.

그만큼 안전띠가 생명줄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귀찮다고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는 것은 자신의 목숨을 가볍게 여기는 것과 같다. 이 모습을 볼린이 본다면 “여보게 저승 가는 티켓 구입을 빨리 했구먼!”이라고 말하지 않았을까.

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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