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코스피지수는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단기 조정 분위기를 좀 더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책 이벤트에 대한 관망세가 유지되면서 개별 종목들에 대한 관심 역시 유효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피지수는 전날 그리스 관련 불확실성 앞두고 최근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도 나오면서 8.03포인트(0.41%) 떨어진 1935.19로 마감했다. 다만 외국인이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12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유지하며 추가적인 지수 하락을 제한했다.

미국 뉴욕증시는 22일(현지 시간) 유럽에 대한 기대 약화 등으로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공개된 이후 낙폭을 줄이는 모습이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많은 위원이 추가 부양책의 필요성을 지적했다는 FOMC 회의록이 공개됨에 따라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Fed는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개최한 FOMC 정례회의에서 추가 경기부양 필요성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Fed가 공개한 '2012년 제5차 FOMC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에 참석한 다수 위원은 경기가 상당한 수준으로 지속적인 회복세를 보이지 않으면 '꽤 빠른 시일 내에(fairly soon)' 추가로 경기 부양적인 통화 완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많은 위원은 오는 2014년 말까지로 돼 있는 초저금리 시한을 연장하는 방안을 지지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부양 방법은 다음 달 중순으로 예정된 회의에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증시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약세를 보이며 나흘째 조정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며 당분간 중소형주와 코스닥 시장이 투자 대안으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각국의 통화정책회의와 월말 경제지표 발표가 잇달아 예정돼 있음을 감안할 때 이들 변수의 방향성이 확인되기 전까지 지수는 1920~1970선의 일정한 박스권에서 등락하는 흐름을 좀 더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현석 동부증권 연구원도 "업종보다는 개별 종목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며 "국내 증시가 최근 한 달 동안 글로벌 증시 대비 빠른 상승세를 보였지만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주가)은 여전히 전세계, 신흥국 증시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적모멘텀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중소형주들과 관련해서는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이슈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최근 정부와 관계부처는 중소기업 지원 방안의 일환으로 중소·중견기업의 투자 촉진 및 경기활성화를 위한 설비투자펀드(2014년까지 3조원 규모) 조성계획을 발표했고 수출입은행도 올해 수출 중소기업 금융지원을 15조원으로 늘리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 외에도 아이폰5 등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소식 등 긍정적인 이벤트가 연달아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소형주들이 최근 주목받으며 이미 상승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탄력둔화 가능성을 감안한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 연구원은 "최근처럼 중소형주만 의 나홀로 상승세는 다소 둔화될 수 있다"며 "코스피 대비 상대적 우위를 이어갈 가능성은 여전하지만, 증시의 조정분위기가 이어질수록 반등 탄력도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영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업종별 이익전망 하향 조정 과정이 아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에 이르고 개별 기업들 역시 이익 개선에 있어 다양한 편차를 보이고 있다"며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기업의 견조한 이익을 바탕으로 판단하는 투자는 유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