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세계 어디서든 원격으로 노트북 사용 차단 가능
지문·안면 인식 등 2~3중 안전장치 적용
삭제한 중요 문서는 나중에 백업해도 안 살아나
미국 미시간 주에 사는 로건 차드는 지난달 노트북을 도난당했지만 보안 프로그램을 깔아놓은 덕에 컴퓨터를 되찾을 수 있었다. 빈집에 침입해 노트북과 현금을 훔쳐 달아난 도둑은 노트북에 설치된 보안 프로그램 때문에 경찰에 잡혔다.
차드가 컴퓨터에 깔아놓은 보안프로그램은 ‘오비큘(Orbicule)’. 이 프로그램은 사용자가 로그인을 하지 않고 손님(게스트) 신분으로 컴퓨터를 실행하면 자동으로 작동한다. 로그인하지 않고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의 사진을 찍고, 컴퓨터로 어떤 작업을 했는지까지 주인의 메일로 전송한다. 차드는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도둑이 채팅으로 컴퓨터를 얼마에 어디서 팔지 대화하는 내용까지 볼 수 있었다”며 “경찰에 알린 뒤 범인이 하루 만에 잡혔다”고 말했다.
개인은 물론 기업의 업무환경에서 정보기술(IT) 기기를 빼놓을 수 없게 된 지 오래다. 기기에 담겨 있는 정보의 노출에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기업의 매출이나 마케팅 전략 등 ‘A급 정보’가 노출되면 기업의 생산성은 물론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기 때문에 기업들은 IT기기 보안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칩셋이나 노트북 제조업체들도 각 사의 이름을 건 다양한 보안장치를 개발해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트북 도난시 원격조종으로 사용 차단
올초 3세대 코어프로세서(코드명 아이비브리지)를 내놓은 인텔은 이 제품에 새로운 도난방지 기술인 ‘AT’를 도입했다. 제품을 분실하거나 도난당하면 세계 어디서든 원격으로 노트북 사용을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이다. 울트라북을 되찾으면 데이터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고 다시 활성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칩셋 내부에 보안토큰을 장착해 30초마다 비밀번호를 출력할 수도 있다.
◆사용자 얼굴·지문으로 노트북 온오프
도시바는 지문인식과 안면인식 기능을 울트라북 ‘포테제 Z930’에 적용했다. 또한 바이오스(컴퓨터 기본 입출력 시스템)와 저장공간인 하드디스크의 비밀번호를 각각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노트북을 도난당해도 하드디스크의 중요한 데이터는 이중으로 보호되는 셈이다.
HP는 ‘암호인식-지문인식-안면인식-블루투스 인식’ 4단계 보안 수준을 사용자가 지정할 수 있는 ‘프로텍트 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기업용 노트북인 ‘엘리트북2170p’에 탑재돼 있는 기술이다. 삭제한 중요 문서는 나중에 백업을 해도 살아나지 않는 기술인 ‘새니타이저’도 채용했다. 일반 노트북은 파일의 맨 앞자리 숫자만 지워서 파일을 삭제하지만 이 기술은 모든 자리 숫자를 다 파괴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노트북을 분실해도 중요 문서 도난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는 셈이다.
삼성전자도 기업용(B2B) 노트북에 다양한 보안장치를 장착해놨다. 10개 손가락 지문을 모두 인식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보안 프로그램은 지문을 인식한 후에야 각 손가락 지문과 연결된 앱을 실행시킨다. 전용 카드가 있어야 컴퓨터를 켤 수 있는 기능도 있다. 노트북에 전용 카드(SCR)를 넣어야 운영체제에서 로그인이 된다.
◆노트북 손상도 걱정 없어
도시바는 노트북을 떨어뜨리거나 부딪쳐 데이터가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트북에 ‘에어백 센서’를 달아놨다. ‘동작감지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 보호시스템’은 갑작스런 동작 변화가 생기면 HDD를 임시로 중단시킨다. 도시바 측은 “이 기술을 지원하지 않는 시스템보다 정보를 4배 더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델은 노트북에 ‘고감도 낙하 감지 센서’를 적용했다. 외부의 충격이 발생했을 때 가속도가 변화하는 것을 알아채고 HDD를 보호하는 똑똑한 기술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