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서 국민 중심으로 국정운영 기조 바꿔
'국민'39번 '행복' 14번 '경제'8번 '국가' 6번 언급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20일 후보 수락연설을 통해 경제민주화와 복지, 일자리를 세 가지 키워드로 제시했다. “산업화 시대의 성장 패러다임, 민주화 시대의 분배 패러다임을 넘어 새로운 제3의 변화, 국민행복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정 운영의 패러다임도 국가에서 국민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했다.
◆경제민주화 중단 없이 추진
박 후보는 그동안 화두로 제시한 경제민주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그는 “경제민주화는 국민행복의 첫걸음”이라며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함께 성장하고 비정규직과 정규직이 차별 없이 대우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경제적 약자도 공정한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대·중소기업 동반 성장, 비정규직 보호 등 경제민주화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공약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박 후보는 “조만간 경제민주화에 대한 종합적인 계획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가 대·중소기업 동반 성장을 경제민주화의 핵심으로 제시한 만큼, 그동안 ‘공정’ 원칙에서 추진해온 재벌개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재벌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긍정적인 역할은 인정하면서도 재벌의 경제력 남용, 불공정 행위 등은 확실히 바로잡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구체적인 정책으로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 대기업 주주의 사익 추구 규제 등을 선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박 후보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집단소송제도 등 확실한 제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대기업 순환출자 규제’ 문제에 대해서는 기존 재벌의 소유 구조에는 손을 대지 않고 신규 순환출자를 규제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복지와 일자리
박 후보는 “복지와 성장이 따로 가지 않고 함께 가는 방식으로 가겠다”며 “한국형 복지 제도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형 복지’에 대해 “원천적으로 자립이 불가능한 사람은 국가가 보호하고 일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 국민은 일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복지”라고 설명했다.
자립이 어려운 계층은 정부 재정으로 적극 지원해 복지 혜택을 누리도록 하고, 자립 능력이 있는 계층은 일방적인 ‘퍼주기’가 아닌 스스로 일을 통해 일어설 수 있도록 하는 ‘맞춤형 복지’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2010년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 구상안을 밝힌 이래 ‘맞춤형 복지’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일자리를 통한 자립이 최대의 복지라고 보고 있다는 해석이다.
일자리 문제는 미래 성장동력 창출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박 후보는 “우리의 강점인 정보통신 기술, 그리고 과학기술을 농어업을 포함한 산업 전반에 적용해 창업의 숲을 이루고 이를 통해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제조업 중심의 전통산업을 고부가가치화하고 문화와 소프트웨어 산업 같은 일자리 창출형 미래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제민주화·복지·일자리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5000만 국민 행복 플랜’을 수립해 추진하겠다”며 “각계 전문가와 국민 대표로 ‘국민행복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청사진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정운영 철학
박 후보는 “국정운영의 패러다임을 국가에서 국민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국가의 성장보다는 국민 개개인이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우선을 두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 “정부부터 바꾸겠다”며 정부조직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했다. 박 후보는 “국민을 중심에 놓고 모든 부처가 연계해 국민에게 원스톱과 맞춤형으로 서비스하는 친절한 정부를 만들겠다”며 “국가 정책 결정 과정을 상시적으로 개방하고 국민 참여를 제도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국가 안보에 대해선 단호한 입장을 제시했다. 그는 “우리의 주권을 훼손하거나 안위를 위협하는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평화 유지에만 만족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한반도 평화와 동아시아 협력을 위한 새로운 틀을 짜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의 수락연설에선 ‘국민’이란 단어가 39번 언급돼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론 행복(14번) 새로운(9번) 경제(8번) 성장(7번) 국가(6번) 민주(6번) 복지·승리(각 5번) 꿈(4번) 경제민주화·사랑·개혁·산업화(3번) 등의 순이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