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기자재株 '아! 옛날이여'…태웅·현진소재·오리엔탈정공 시총 급감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코스닥시장을 호령했던 조선기자재주들이 최근 ‘고난의 행군’ 중이다. 조선업 불황에 신사업인 풍력부품사업도 정체돼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조선기자재주들의 주가 상승 동력(모멘텀)이 부족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년 전인 2008년 8월19일 코스닥 시가총액 2위를 달렸던 조선부품 가공(단조) 전문업체 태웅의 시총 순위는 62위로 밀려 있다. 1조6361억원이었던 시총 규모도 80.7% 감소한 3148억원으로 줄었다. 올초 2만7500원에 시작한 주가도 1만8950원까지 떨어졌다.

조선부품 단조 전문업체 현진소재도 같은 기간 시총이 6540억원에서 6분의 1 수준(110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시총 순위도 10위에서 219위까지 떨어졌다. 4년 전 코스닥 시총 55위(1691억원)에 올랐던 오리엔탈정공은 대규모 손상차손(자산에서 회수할 수 있는 현금흐름의 가치가 장부가액보다 현저히 하락해 입는 손실)으로 자본잠식률이 1340%에 달해 거래소의 ‘상장폐지실질심사 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

조선기자재주 몰락의 1차적인 원인은 조선업 불황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선박 데크하우스(선박의 주거 공간) 등 선박구조물 매출이 전체 매출의 100%인 오리엔탈정공은 2009년 영업이익 188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588억원 영업손실을 봤다. 올 상반기 영업손실은 790억원이다.

오리엔탈정공과 달리 태웅과 현진소재는 2008년 당시 각광 받던 풍력발전 부품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았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풍력산업에 대한 투자가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자 부품업체들의 실적도 자연스럽게 추락했다. 태웅의 영업이익은 2009년 572억원에서 지난해 163억원으로 줄었다. 현진소재도 같은 기간 396억원에서 160억원으로 감소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