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담배 제조업체인 일본담배산업(JT)이 자사의 대표 브랜드인 ‘마일드세븐’을 내년부터 ‘메비우스(MEVIUS·사진)’로 변경한다고 9일 발표했다. 1977년 출시된 ‘마일드세븐’ 브랜드가 35년 만에 사라지는 것이다.

고이즈미 미쓰오미(小泉光臣) JT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 1위 담배업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해외시장 개척이 필수”라며 “원점에서 새로 출발한다는 각오로 메비우스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브랜드 변경 작업은 해외부터 시작한다.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는 앞으로 1년간 순차적으로 명칭을 바꾸고, 일본 내수시장에는 2013년부터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을 방침이다. 마일드세븐은 현재 러시아 대만 등 세계 16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단일 브랜드로는 세계 시장 판매량 5위다. 일본 내수시장 점유율은 30%로 1위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JT가 이미 시장에 안착한 마일드세븐이라는 브랜드를 굳이 바꾸려는 가장 큰 이유는 ‘마일드’라는 단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마케팅에 큰 장애가 된다는 설명이다.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등 상당수 선진국들은 최근 담배 규제를 강화하면서 이름에 ‘순하다’는 느낌을 주는 마일드와 같은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JT는 ‘말보로’로 유명한 필립모리스와 ‘던힐’ 브랜드를 갖고 있는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담배회사다. 마일드세븐 외에 윈스턴 카멜 벤슨앤드헤지스 등 8개의 브랜드를 갖고 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