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불구불 시골길을 따라 고원지대에 이르면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체험마을이 기다린다. 해발 300m에 위치한 ‘노채마을’은 호남의 지붕이라 불리는 진안고원에 있다. 주변 산세가 중국의 노산과 비슷하다고 해 노산마을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전북 진안 노채마을은 500년의 역사를 가진 오래된 마을이다. 1895년 용담군 이북면 노채리였던 행정구역명은 1914년 지금의 노채마을로 바뀌었다. 의성 정씨가 많이 살았으며, 몇 사람의 천석꾼이 나올 정도로 부촌이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지금은 56가구 126명이 이곳에 살고 있다.
○눈과 입이 즐거운 곳
노채마을은 계절별로 가족과 연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봄에는 버섯종균 접종 체험, 쑥개떡 만들기 체험, 고사리 꺾기 및 나물 채취 체험을 할 수 있다. 여름에는 원두막 체험, 감자 캐기 체험을, 가을에는 풋고추 따기와 떫은 감을 달콤하게 만드는 감 울리기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겨울에 하는 메주 쑤기 체험도 이 마을이 자랑하는 프로그램이다.
당산탑제, 달집태우기, 단지봉제 등 마을 고전행사도 바쁘게 사는 도시인들에게는 기억에 남을 만한 특별한 경험이다. 당산탑제는 액운을 몰아내고 마을 주민들의 건강을 기원하기 위해 매년 정월대보름 마을 동남쪽에 있는 돌탑에서 올리는 제사다. 이때 함께 이뤄지는 달집태우기는 풍년을 기원하기 위한 행사다. 단지봉제는 마을 서남쪽에 우뚝 솟은 봉화불 모양의 봉우리에서 매년 음력 2월 초하루가 되면 농사의 풍흉을 가늠하기 위해 올리는 제사다.
여유 있게 산책을 원하는 관광객을 위해 갈티골, 홍골, 다래골 등 3가지 종류의 산책 코스도 마련돼 있다. 갈티골은 마을 입구에서 머루와인 숙성 창고로 쓰이는 폐광까지 둘러볼 수 있는 코스다. 홍골에서는 청정고사리 재배시설과 홍골 저수지 및 낚시터를, 다래골에서는 인공토굴과 일몰관찰점 등을 즐길 수 있다.
양념을 더하거나 멋을 부리지 않아도 어머니의 손맛이 밴 고향 음식도 노채마을의 또 다른 자랑거리다. 친환경 채소와 곡물로 빚어낸 먹거리는 잃었던 입맛을 되찾아준다. 용담호에서 방금 잡은 민물고기로 만든 어죽, 산에서 채취한 두릅으로 만든 전, 여기에 노채마을 특산물인 머루로 빚은 머루주 한 잔이면 신선도 부럽지 않다는 게 마을 이장의 설명이다.
마을에서는 친환경 청정 특산물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여름철 기온이 낮고 일교차가 큰 고랭지에 자리한 노채마을은 과일과 채소가 자라기 좋은 조건을 갖췄다. 그중에서도 고추 머루 산채 인삼 영지버섯 등이 노채마을이 자랑하는 특산물이다. 청국장 메주 등 현지에서 직접 담근 장류도 일품이다.
○발길 멈추게 하는 축제도 가득
노채마을 주변에는 마이산이 있다. 마이산은 산 전체가 거대한 바위로 된 산으로 유명하다. 태조 이성계가 조선 개국의 천명을 얻었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진안군의 명물인 마이산에서는 매년 봄 5일 동안 진안 마이산 벚꽃 축제가 열린다. 분홍 꽃비를 뿌리는 듯 흐드러진 벚꽃은 장관이다. 군민뿐 아니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도 펼쳐진다. 전통무 및 풀이춤, 대금 연주, 사물놀이 등 다양한 전통 공연도 선보인다.
운장산에서는 매년 3월 고로쇠 축제가 열린다. 고로쇠나무를 심고, 고로쇠 비빔밥을 무료로 제공한다. 이 축제에서는 1만원을 내면 고로쇠수액을 맘껏 마실 수 있다. 고로쇠나무에서 채취한 고로쇠 수액은 민간에서 위장병과 신경통 관절염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매년 10월 개최되는 진안 홍삼 용담호 마라톤대회는 정천~용담 간 개설된 호반도로에서 펼쳐진다. 진안군이 주최하고 전국마라톤협회와 진안군체육회가 주관하는 이 대회는 5㎞, 10㎞, 하프, 풀 등 총 4개 코스로 진행된다. 입상자에게는 종목별로 상장과 트로피, 순금 메달을 수여한다. 그외 단체상과 특별상, 마이산사랑상, 진안용담호상, 아이디어상 등 다양하게 시상한다.
○단체부터 연인까지 맞춤형 숙소
노채마을은 농촌의 향수와 도시의 편리함이 함께 어우러진 숙박시설도 갖춰놓고 있다. 단체 및 가족, 연인까지 편하게 쉬었다 갈 수 있도록 마을 시설을 제공하는 한편, 마을 주민들도 민박을 운영하고 있다.
노채마을 마을회관은 샤워장, 화장실뿐 아니라 노래방 기기도 갖췄다. 20명까지 숙박이 가능하다.
지역 주민이 운영하는 민박은 각각 특색을 갖췄다. ‘농부네 민박’에서는 친환경 농업으로 짓는 영지와 고추, 고구마 농사 체험을 할 수 있다. ‘땀보 민박’은 손맛 좋은 안주인이 정성으로 빚은 메주와 청국장이 일품이다. ‘머루랑 민박’은 최근 단장을 마쳐 깨끗하고 편리한게 장점이다. ‘별빛 민박’과 ‘혜현펜션’ 등도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회관뿐 아니라 민박 모두 숙박비는 1인 기준 1만원, 식대는 50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찾아 가는 길
전북 진안군 안천면 노성리 520. 서울에서 경부고속도로와 통영대전중부고속도로를 타고 무주IC를 지나 가림교차로에서 좌회전한 뒤 적상교차로에서 우회전하면 노성교차로가 나온다. 노성교차로에서 좌회전하면 노채마을이 나온다. 전화번호(063-432-3848, 011-9383-4959, 이장 노용득)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