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교묘해진 온라인쇼핑몰 사기] 할인쿠폰 줄게, 개인정보 다오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솔솔 새나가는 정보

    몇백원~몇천원 싸게 사려다 스팸전화 시달리기 일쑤
    오픈마켓인 G마켓 옥션 11번가에 접속하면 ‘소멸 예정 쿠폰이 2장 남아있습니다’ ‘5000원 할인쿠폰 받아가세요’ 같은 배너광고가 여기저기 따라다닌다. 간단한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쿠폰은 바로 발급된다. 그런데 이 쿠폰을 받은 사람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예외 없이 “좋은 보험상품 소개해주겠다”는 스팸전화를 받게 된다. 어떻게 된 일일까.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렇게 할인쿠폰을 미끼로 개인정보를 무차별 수집해 판매한 마케팅업체 열심히커뮤니케이션즈에 최근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 회사는 보험 가입 대상인 25~55세 참여자에게만 쿠폰을 지급하면서도 쿠폰을 ‘100% 전원 증정’한다고 광고했고, 쿠폰 사용이 가능한 주문액이나 기간 등의 제한 조건을 알려주지 않아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열심히커뮤니케이션즈는 2009~2011년 수집한 개인정보 1340만건을 보험사에 팔아 250억원의 수익을 남겼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동양생명에는 1141만여건을 건당 3000원에 판매했고, 라이나생명에는 199만여건의 정보를 넘긴 뒤 보험계약이 성사되면 건당 6만~7만원씩을 받았다.

    그렇다면 개인정보를 제공한 소비자들은 혜택을 봤을까. 작년 한 해 열심히커뮤니케이션즈 행사를 통해 발급된 5000원권 쿠폰은 옥션 72만1612건, G마켓 1만9624건, 11번가 4040건 등 74만5276장에 달했다. 하지만 사용 조건에 제한이 있었던 탓에 실제 사용된 쿠폰은 1%도 채 되지 않는 7025장에 그쳤다. 옥션에서 6013장(0.8%), G마켓에서 983장(5%), 11번가에서 29장(0.7%)이 구매에 활용됐다.

    소비자들이 행사에 응모하기 위해 ‘쿠폰이 왔어요’ 등의 배너를 클릭하면 첫 화면에 개인정보가 보험사에 제공된다는 안내문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화면을 밑으로 내려야 조그맣게 보이는 정도다. 열심히커뮤니케이션즈는 공정위 시정명령을 받은 이후에도 오픈마켓에서 버젓이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광고배너에 ‘외부광고’라는 말을 쌀알만한 크기로 적고, 화면 구성을 일부 바꿨다. 하지만 할인쿠폰을 준다며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사업모델’은 변하지 않았다. ‘제휴 할인쿠폰이 도착했습니다’는 식의 광고문구도 그대로 쓰고 있다. 온라인쇼핑에 능숙하지 않은 노인 청소년 주부 등은 여전히 오해할 소지가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경제 공정위 전자거래팀장은 “개인정보를 수집해 유통하는 사업 자체는 불법이 아니어서 완전 금지할 수는 없다”며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기만의 소지를 없애고 소비자에게 해당 사실을 명확히 알려주라는 취지에서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오픈마켓이 ‘개인정보 낚시’를 방치하는 건 돈이 되기 때문이다. 오픈마켓은 개인정보 수집업체의 배너광고를 걸어 연결해주는 조건으로 광고비를 받고, 이들의 영업에 활용될 자사 할인쿠폰을 추가로 판매한다. 쿠폰을 다량 발급하더라도 실제 사용되는 비율은 미미하기 때문에 ‘손해보지 않는 장사’인 셈이다.

    홍윤희 옥션 홍보팀장은 “광고대행사를 통해 진행되는 행사이고 공정위에서 지적받은 부분은 모두 수정한 상태여서 문제 삼긴 어렵다”며 “오해의 소지가 남지 않도록 광고문구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승소' 어도어 "정규앨범 준비 마쳐, 뉴진스 복귀 위해 노력할 것"

      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가 멤버들을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 유효 확인 소송에서 승소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어도어는 30일 "금일 법원이 당사와 소속 아티스트 뉴진스 간 전속계약 유효확인 소송에서 양측 간 ...

    2. 2

      [속보] '이춘재 연쇄살인' 용의자 몰렸던 故윤동일씨 재심서 무죄

      [속보] '이춘재 연쇄살인' 용의자 몰렸던 故윤동일씨 재심서 무죄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3. 3

      시진핑 환영집회 방해한 보수 성향 유튜버 3인 '체포' [APEC 2025]

      보수 성향의 유튜버 3명이 미중정상회담이 열리는 김해 공군기지 인근에서 미신고 시위를 벌이다 체포됐다.부산 강서경찰서는 30일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보수성향 유튜버인 40대∼60대 남성 3명을 현행...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