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산업 전망
국내 관람객 수 2006년 정점…멀티플렉스화도 거의 마무리
성장 빠른 中시장서 승부를
이 회사의 관객 점유율은 1분기 기준 직영 사이트만으로 30.2%에 달하며, 위탁 극장까지 합치면 관객 점유율이 43%에 이른다. 자회사인 프리머스의 점유율까지 더하면 CJ CGV는 국내 관객의 과반수를 점유하고 있다. 직영 영화관 수도 1분기 말 기준으로 52개, 위탁 영화관은 33개다. 전체 영화관 중 36.5%가 CJ CGV의 영역인 셈이다.
국내 영화시장은 1위인 CJ CGV와 롯데쇼핑의 사업부인 롯데시네마, 지난해 씨너스를 합병한 메가박스 등 3개 기업이 과점하고 있다. 규모가 작은 독립 극장들의 영역은 거의 줄어가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국내 영화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고, 멀티플렉스화도 거의 끝나 산업 내 구조조정마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국내 영화 관람객 수는 2006년 1억6674만명을 기록한 이후 아직 그 기록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후 박스 오피스 매출이 늘기는 했지만, 2009년 3분기에 단행된 관람료 인상과 아바타로부터 시작된 3D(3차원) 영화 상영으로 인한 평균 티켓 가격 상승 때문에 양적 성장은 요원하다.
가격 상승마저도 한계에 부딪친 상황인데 전체 소비자의 80% 가까이가 “현재 관람료가 비싸다”며 적정 관람료를 5600원으로 제시했다. 다른 소비재 가격이 인상되면서 소비자들의 저항이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명목 관람료를 다시 인상할 수 있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의 인상도 8년 만에 이뤄졌고, 이미 그 당시에도 영화가 상당히 저가에 즐길 수 있는 레저 수단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3D 영화 상영 비중의 상승으로 인한 실질 관람료 인상도 쉽지 않다. 아바타 이후 3D가 그처럼 흥행에 성공한 예가 없을 뿐더러, 두통이나 어지러움증 등의 이유로 상당수 관람객이 2D 영화로 다시 발걸음을 돌렸기 때문이다.
산업이 유기적인 성장을 멈추고, 이미 기업화가 상당히 이뤄진 상황이다. 앞으로는 거대 상영 체인의 새 영화관은 지방에서 새로 개발된 신규 상권이나 삼성동 한전 부지, 양재동 터미널 개발 공사 등 몇 개 남지 않은 서울의 핵심 상권 재개발 사업이나 틈새 시장을 노릴 수밖에 없다.
영화관을 출점할 수 있는 후보지가 몇 군데 남지 않았기 때문에 1위 기업인 CJ CGV는 경쟁사에 비해 조금 더 수월하게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 아무래도 새로 개발된 상권에서는 유동 인구를 보다 쉽게 창출할 수 있는 메이저 브랜드를 선호하게 마련이다. 이런 점에서 CJ CGV는 경쟁사보다는 점차적으로 점유율을 늘려나갈 전망이다.
그러나 역시 양적으로 증가하지 않는 시장 내에서 점유율을 늘려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CJ CGV는 다음 성장 동력으로 해외 시장을 선택했다. 이 회사가 주력하고 있는 중국 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고속 성장하고 있으면서 성장 여력도 크다. 따라서 글로벌 메이저 상영 체인은 물론 중국의 대기업들까지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결과는 글로벌 메이저 업체들의 참패로 중국 영화시장은 대부분 자국의 대기업 계열사들이 점령하고 있다. 그중에서 1위 기업은 완다그룹인데, 완다는 부동산 개발업을 겸하고 있다. 새로 건설되는 쇼핑몰에 자기 회사의 영화관을 입점시키는 형태로 요충지마다 사이트를 확보하고 있다. 더구나 완다그룹은 5월 세계 최대 규모의 상영 체인인 AMC를 인수하면서 오히려 글로벌 메이저 업체를 집어삼켰다.
이런 경쟁 속에서 CJ CGV는 외국 기업으로는 중국 시장에서 상당히 선전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 8개의 영화관을 운영하고 있고, 올해 8개 사이트를 더 출점할 예정이다. 올해 말 기준 국내 직영 사이트 수가 56개에 달할 전망이므로 중국 사이트 수가 국내 30%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 5호점까지 이미 손익분기점을 돌파한 것으로 판단돼 향후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또한 이 회사는 지난해 베트남 1위 기업인 메가스타를 인수하면서 신시장을 개척하는 데 성공했다. 인수할 당시 메가스타는 7개의 극장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걸쳐 두 개의 극장을 추가 출점, 지금은 9개의 영화관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베트남 내에서 지속적으로 1~2개의 사이트를 출점할 계획이다.
CJ CGV는 국내에서 확고부동한 1위의 위치를 고수하면서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해외 시장에도 비교적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현재로서는 해외 매출과 이익의 기여도가 높지 않아 국내 영화 개봉 라인업에 실적이 좌우되지만, 올해 말 이후 중국 내 영화관 수가 일정 규모에 이르면서 중국 사업이 재조명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선애 <IBK투자증권 연구원 annelee@ibk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