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프로 후원·주최
신제품 개발·교육활동도
“한국 악기 시장은 앞으로 10년 안에 4배가량 성장할 겁니다.”
후쿠토메 히토시 야마하뮤직코리아 사장(55·사진)은 19일 “대중화가 빠르게 이뤄지면서 악기 시장이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며 악기를 직접 연주하려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는 게 이런 흐름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마하뮤직코리아는 2001년 출범한 일본 야마하의 국내 법인이다. 후쿠토메 사장은 “설립 당시 한국에서는 전문 연주가들만 악기를 구매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2007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만달러를 넘어선 게 계기가 돼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통상 악기 시장에선 1인당 GDP가 2만달러 이상이 되면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악기 구매가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2010년 국내 악기 시장 규모는 2억7300만달러에 달했다. 전 세계 10위다. 후쿠토메 사장은 “최근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오디션 열풍까지 불면서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야마하뮤직코리아는 악기 시장이 확장할 것으로 보고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펴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우선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브랜드를 적극 알리고 있다. 야마하뮤직코리아는 현재 방영되고 있는 MBC ‘나는 가수다 2’, KBS ‘탑밴드 2’의 주 후원사다. 또 아마추어 밴드들이 경합을 벌이는 ‘아시안 비트’ 대회를 직접 열고 있다. 2008년부터 시작된 이 대회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아마추어 밴드 오디션으로 자리매김했다.
신제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는 “피아노 등 기존 주력 사업뿐만 아니라 기타, 관악기 등 대중적인 제품 개발에도 힘쓸 것”이라며 “125년 전통의 기술을 담아 타사 제품에 비해 질이 높은 대중 악기를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잠재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야마하음악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야마하뮤직코리아는 2004년부터 전국에 21개 센터를 열고 악기 교육을 적극 실시하고 있다. 이는 경험을 토대로 한 사업 전략이기도 하다.
후쿠토메 사장은 “어릴 때부터 취미로 피아노, 플루트 연주 등을 즐겨 야마하 브랜드를 쉽게 접했다”며 “변호사의 꿈을 안고 게이오대 법학과에 들어갔지만 음악에 대한 관심을 접을 수 없어 악기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들이 쉽게 악기를 배울 수 있는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이를 통해 한국 악기 시장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후쿠토메 사장은 악기 외에 디지털 음향기기 사업도 보다 확대할 방침이다. 최근 고급 기기로 음악을 감상하는 마니아층이 늘고 있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그는 “야마하는 소리를 지속적으로 연구해 왔다”며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객들이 최고 음질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