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나 삼성 같은 위대한 기업이 세상을 살기 좋게 바꾸는 걸 보면서 창업을 꿈꾸게 됐습니다.”

진희경 전국학생창업네트워크 회장(23·서울대 경영대 3학년)은 19일 “신념을 갖고 계획을 짜서 실행하는 주체적인 삶이 가치가 높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국 44개 대학 69개 창업동아리의 모임인 전국학생창업네트워크(SSN)는 경기·경상·충청·전라·서울·강원 등 전국 6개 지부를 갖춘 대학생 창업 조직으로 지난달 29일 공식 출범했다.

SSN은 지난 3월28~30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매사추세츠공대 글로벌스타트업 워크숍(MIT-GSW)에 참가한 10명의 국내 대학 대표가 모여 창업정보 공유 필요성에 공감해 두 달 만에 만들었다. 진 회장은 “경영학 전공자는 웹 개발자를 만나기 힘들고, 디자이너 지망생은 미래의 엔지니어를 만나기 어렵다”며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뭉친 것이 SSN”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학생벤처네트워크(SNUSV) 회장을 겸하고 있는 그는 “SSN은 창업 아이디어를 가진 기획자와 이를 실행할 디자이너·개발자, 조직을 이끌 경영자 등 다양한 재능을 가진 예비 창업자가 모여 있다”고 덧붙였다.

진 회장은 기업 주재원인 아버지를 따라 고등학교 때까지 중국 선전에서 살았다. 그는 “어릴 때 정치인의 꿈이 있었지만 성장하면서 기업이 세상에 더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을 보고 창업으로 희망을 바꿨다”고 말했다.

‘준비된 창업은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진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실패할 우려가 있는 부분들을 미리미리 검증하고 대비책을 세우면서 성공 가능성을 높여가는 것이 창업의 재미이자 비결이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해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투자를 받아 기업을 꾸려나가는 삶이 취업해서 남의 일을 하는 것보다 훨씬 즐거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이들은 대부분 돈이 없어서 투자를 유치해야 하는데, 투자를 받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을 설득하고 사업 검증도 받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며 자신도 외부 투자를 받아 창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은 정부에서 2~3인이 6개월 정도 사업을 해볼 수 있도록 시드머니(종잣돈) 지원을 많이 하기 때문에 창업 초기부터 거창한 준비를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진 회장은 대학 때는 SSN 활동에 집중하고 졸업 후에 디자인 컨설팅 관련 기업을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각디자인을 복수전공하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