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發) ‘셰일가스 혁명’이 아시아 지역 유가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7일 보도했다.

셰일가스의 부산물인 프로판 가스가 가솔린의 중간원료인 나프타를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아시아 시장에 공급되는 유가가 전반적으로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셰일가스는 진흙으로 이뤄진 퇴적암층(셰일층)에서 뽑아낸 천연가스를 말한다. 미국을 중심으로 개발이 본격화하고 있다.

셰일가스는 1차적으로 유럽지역 석유화학 원료시장의 판도를 바꾸기 시작했다. 나프타 중심으로 돌아가던 시장이 프로판으로 선회하기 시작했다. 프로판 가격이 나프타에 비해 훨씬 저렴해졌기 때문이다. 유럽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나프타 현물가격은 t당 750달러대인 반면 미국산 프로판 가격은 380달러에 불과하다. 운송비 등을 감안하더라도 프로판이 30%가량 더 싸다. 유럽 석유화학업체들은 대부분 나프타와 프로판을 모두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굳이 비싼 나프타를 사용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셰일가스 개발이 활발해질수록 부산물인 프로판의 공급량이 늘어나고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셰일가스 증산으로 미국 프로판 생산량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전년 대비 70%가량 증가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미국산 셰일가스의 영향으로 유럽에서 남아돌게 된 나프타가 아시아 지역으로 흘러 들어오면서 휘발유 생산업체들의 원가부담을 완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 유가의 지표가 되는 싱가포르 시장의 휘발유 가격은 배럴당 106달러 정도로 4월 초에 비해 23% 내렸다. 7개월 만의 최저치다. 한국산 휘발유의 일본 수출가격도 ℓ당 60엔으로 3월에 비해 20% 이상 떨어졌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