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학기술대의 2012년은 '변신의 해'다.

서울대가 올해 1월 법인화된 뒤 서울과기대는 서울 유일의 종합국립대가 됐다. 또 2012학년도부터 산업대에서 일반대로 전환됐다. 학교 분위기는 완전히 바꼈다. 캠퍼스에 '자신감'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변화의 바람을 이끈 수장은 지난해 10월 취임한 남궁근 총장이다.

남궁 총장은 "이제 (총장직에 오른 지) 8개월째 접어들었다고는 하지만 말이 그렇지 그 이전부터 학교를 바꾸려는 노력을 해왔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서울과기대 총장실에서 남궁 총장을 만났다.

◆ "국립대의 책무는 저렴한 학비로 우수 학생 배출하는 것"

남궁 총장은 "서울대가 해왔던 만큼 모범이 되는 국립대가 되겠다"고 말했다.

남궁 총장이 짊어지게 된 책임감은 컸다. 국립대의 위상이 이전과는 달라진 것이 그의 가장 큰 고민인 듯 보였다.

남궁 총장은 "최근 한 일간지에서 실시한 아시아 대학 평가를 보면 한국 대학만의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중국 홍콩은 대다수의 국립대가 상위를 차지했지만 한국의 경우 상위권에 랭크된 국립대는 한 두 곳에 불과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국립대가 (이전만큼) 경쟁력을 가지려면 정부의 지원과 능력있는 교수진, 교수들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립대에 맡겨진 역할을 당당하게 수행하면서 21세기 국립대의 이상적인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고 본다"며 "국립대의 책무는 저렴한 학비로 우수한 학생들을 배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0년 만에 학생총회가 열렸다. 학생들이 달라졌다"

"신입생들의 자부심과 소속감이 커진 것을 피부로 느낀다."

남궁 총장은 최근 바뀐 학교 분위기를 전하며 유독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학생총회는 정원의 10분의 1 이상이 참석해야만 성사된다"면서 "최근 10년 만에 학생총회가 열렸다"고 말했다.

"1학년들의 참여 의식이 높아졌어요. 올해 입학식 때도 강당이 가득 찼지요. 예전에는 입학 기념품이 남았는데 이번에는 모자랐다고 합니다. 허허허."

서울과기대는 올해부터 편입제도를 폐지했다. 신입생 입학정원은 2240명이다. 2013학년도 입시에서는 입학사정관제도로만 1071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모집정원의 47.8%다. '양보다 질'이라는 계산법에 따른 결정이다.

남궁 총장은 "올해부터는 6개 단과대학(공과대학, 조형대학, 인문사회대학, 에너지바이오대학, 정보통신대학, 기술경영융합대학)과 7개 대학원(일반대학원, 산업대학원, 철도전문대학원, IT정책전문대학원, 에너지환경전문대학원, NID전문대학원)을 갖춰 총 학생수가 1만3000명에 이르게 된다"고 말했다.

◆"대학다운 대학 만들겠다"

남궁 총장은 "대학다운 대학의 기틀을 만든 총장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행정학자' 출신이다. 제19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생활을 했다. 이후 서울과기대 행정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1991년 이후 20년 만의 교내 인사 총장으로 선출됐다.

남궁 총장은 "앞으로 4년간은 학교 발전에만 모든 힘을 쏟을 생각"이라며 "대학의 교육 조직과 연구조직을 재구성해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시동은 걸렸다.

'서울과기대 드림 2020(SEOULTECH DREAM 2020)' 발전계획도 만들었다. 2020년까지 국내 10위권 대학, 아시아 50위권 대학, 세계 300위권 대학으로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정부의 대형 재정지원 사업 4개에 모두 선정되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산학협력 선도대학, 공학교육거점센터 대학, 입학사정관제 지원사업 우수대학에 뽑혔고 교육역량강화사업에 5년 연속 선정됐다.

남궁 총장은 "2009년~2011년까지 3년 연속 졸업자 3000명 이상 대학 중 취업률 전국1위를 차지했다"며 "이같은 성과는 우리 대학 산학 협력의 우수성이 입증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