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실질적 지주사 역할을 하는 SK C&C가 대규모 자사주 취득에 나선다.

SK C&C는 31일 자사주 200만주를 장내서 취득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이날 종가(9만3800원) 기준 1876억원 규모다. 위탁 증권사는 SK증권 한화증권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대신증권 등이다. 이들 증권사는 다음달 1일부터 8월말까지 하루 20만주 한도로 SK C&C 주식을 사들일 예정이다.

SK C&C가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것은 주가부양 목적이 크다. 2009년 11월 공모가 3만원에 상장한 SK C&C는 증시서 ‘승승장구’하며 2년 만인 작년 10월 최고가 16만6000원을 기록한 이후 내내 내리막을 걷고 있다. 고점 대비 현재 약 43% 하락한 상태다.

자사주 취득이 지주사인 ㈜SK와의 합병을 대비한 포석이란 해석도 나온다. SK C&C는 ㈜SK를 자회사(지분율 31.8%) 로 거느리고 있어 ‘실질적 지주사’로 불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 C&C 를 통해 그룹에 영향력을 행사 중이다. 최 회장의 SK C&C 지분은 38%다.

증권업계에선 적정한 시점이 되면 SK C&C와 ㈜SK가 합병할 것이고, 이 때 자사주는 합병 재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SK C&C는 250만주(지분율 5%)의 자사주를 보유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쌀 때 자사주를 사두면 주가가 오르는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합병할 때 신주 발행을 최소한으로 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