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 정신은 위험 감수하겠다는 자세"
1700명 '창업 네트워크' 구축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창업해 5년간 고생하다 결국 실패했다고 합시다. 같은 기간 취업해서 하기 싫은 일을 하는 것보다 훨씬 큰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지미 웨일스 위키피디아 창업자(46)는 29일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린 ‘2012 대한민국 학생창업 페스티벌’ 창업 특강에서 “창업에 실패한다고 인생을 실패하는 것이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전국학생창업네트워크(SSN)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웨일스의 특강을 비롯해 성공한 벤처기업인들의 토크 콘서트, 선배 창업자와 창업을 희망하는 후배 대학생 연결 등 학생 창업문화 조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위키피디아는 모든 사용자가 내용을 수정하고 편집할 수 있는 개방형 인터넷 백과사전이다. 웨일스 창업자는 비영리 재단인 위키미디어의 석좌회장을 맡고 있다.
○혁신은 천재만 하는 게 아니다
웨일스 창업자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은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꼭 가져야 할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주위 사람들이 과감한 시도를 할 때 인정해주고 격려하는 문화가 국가와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그 역시 위키피디아 설립 전에 음식 인터넷 주문 서비스, 검색 엔진, 전문가가 쓰는 웹 백과사전 등에서 경험한 실패를 바탕으로 위키피디아를 설립해 결국 성공했다.
웨일스 창업자는 “위키피디아는 돈을 벌겠다는 것보다는 내가 하고 싶고, 또 이 사회에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것이 성공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대학생들에게 “창업은 천재들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조언했다. 자신의 아이디어가 독창적이거나 천재적이지 않다고 창업을 망설일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는 미국 벤처기업의 산실인 실리콘밸리에서 흔히 쓰이는 ‘인수·합병(M&A)을 통해 채용한다’는 말을 소개하며 창업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구글 같은 거대 기업이 벤처기업을 합병하는 이유는 인수 대상 기업이 훌륭해서라기보다는 그 구성원의 창업 경험과 역량을 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웨일스 창업자는 “이렇게 M&A를 통한 채용이 일어나는 것은 거대 기업들에도 혁신과 도전 정신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한국에서도 이런 M&A가 활성화되면 창업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드는 것과 동시에 기업들의 혁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웨일스 창업자는 “기업가 정신은 창업 정신이라기보다는 하루하루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는 삶의 태도”라며 “흥미있는 일을 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자세”라고 강조했다. 기업뿐 아니라 사회봉사단체를 조직하게 하는 것도 기업가 정신이라는 것이다.
○창업 선배와 노하우 공유
이날 학생창업 페스티벌에는 전국 130개 대학 261개 동아리에서 1700여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정보기술(IT), 전자상거래, 제조 유통 등 5개 분야의 현직 대표들과 함께 점심을 먹으며 관계를 맺는 ‘네트워킹 런치’에는 현업에서 활동하는 68명의 창업 선배들이 창업 노하우를 들려줬다.
IT 소프트웨어 업체인 지란지교소프트의 오치영 대표는 “어떤 사업이 유망한지 보는 것보다 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신 기술만 따라가지 말고 그 기술을 응용해 어떻게 상품화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현우/박상익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