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색조 보컬 '우테 렘퍼'의 초여름밤 베를린 탱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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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0일 LG아트센터 공연
깜깜한 무대 위에 흰 조명 하나가 켜지면 검정색 슈트와 중절모 차림의 여인이 등장한다. 자크 프레베르, 조제프 코스마, 세르주 갱스부르가 쓴 서정적인 가사를 음미하며 눈물과 함께 샹송을 부르는 그녀. 불이 꺼지면 마술처럼 무대 뒤로 사라진다.
화려한 조명이 켜지면 빨간 드레스와 빨간 립스틱으로 멋을 낸 금발 여인이 등장해 ‘시카고’ ‘캣츠’ ‘카바레’의 뮤지컬 넘버에 맞춰 관능적인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른다. 다시 암전. 이번엔 톰 웨이츠, 닉 케이브 등의 록 음악을 강렬하게 부르며 무대 위를 뛰어다니는 여인이 관객을 매혹시킨다.
이 모든 걸 혼자 소화하는 팔색조 보컬 우테 렘퍼(48·사진)가 내달 10일 LG아트센터에서 ‘베를린에서의 마지막 탱고’라는 주제로 공연한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고향 베를린에서 파리를 거쳐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이어지는 음악 여정을 펼친다.
사실주의 음악극 ‘서푼짜리 오페라’를 함께 만든 브레히트와 쿠르트 바일의 카바레 뮤직, 샹송 뮤지션 자크 브렐과 에디트 피아프, 독창적인 아르헨티나 탱고의 시대를 연 피아졸라 등 전설적인 아티스트들의 명곡을 한 무대에서 선사한다. 아르헨티나 반도네온 연주자 마르셀로 니신만과 피아니스트 바나 기에리그와 함께한다.
독일 뮌스터에서 태어난 그는 10대 시절 세라 본과 칙 코리아의 재즈, 조니 미첼의 포크 음악, 핑크 플로이드의 록에 빠져 살았다. 쾰른의 무용 전문학교와 빈 막스 라인하르트 드라마스쿨을 졸업했다. 무용, 연기, 노래를 섭렵한 그에게는 일찍부터 장르의 경계가 없었다. 다수의 뮤지컬에 출연했고, 영화 ‘패션쇼’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임신한 채 누드로 출연해 파격적인 영상을 남겼다.
그를 유명하게 만든 건 1987년 독일계 유대인 작곡가 쿠르트 바일(1900~1950)을 재조명하는 데뷔 앨범을 내면서부터다. 그는 세계대전 이후 암울했던 시대를 어루만졌던 카바레 음악의 미학을 완벽하게 구사한다. 그는 “과거와 현재의 카오스 중심에서 살고 숨쉬는 게 좋다. 세계의 조화에 대한 바람과 영혼의 자유에 대한 갈망이 나의 이야기와 멜로디 속에 살아 숨쉬고 있다”며 바일의 음악적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바일처럼 미국에 사는 독일계 이주민인 그는 “바이마르 시대의 욕망과 혼란은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다. 나는 언제나 동시적이며 향수 어린 눈으로 베를린을 바라볼 것”이라고 말한다. 4만~12만원. (02)2005-0114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화려한 조명이 켜지면 빨간 드레스와 빨간 립스틱으로 멋을 낸 금발 여인이 등장해 ‘시카고’ ‘캣츠’ ‘카바레’의 뮤지컬 넘버에 맞춰 관능적인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른다. 다시 암전. 이번엔 톰 웨이츠, 닉 케이브 등의 록 음악을 강렬하게 부르며 무대 위를 뛰어다니는 여인이 관객을 매혹시킨다.
이 모든 걸 혼자 소화하는 팔색조 보컬 우테 렘퍼(48·사진)가 내달 10일 LG아트센터에서 ‘베를린에서의 마지막 탱고’라는 주제로 공연한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고향 베를린에서 파리를 거쳐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이어지는 음악 여정을 펼친다.
사실주의 음악극 ‘서푼짜리 오페라’를 함께 만든 브레히트와 쿠르트 바일의 카바레 뮤직, 샹송 뮤지션 자크 브렐과 에디트 피아프, 독창적인 아르헨티나 탱고의 시대를 연 피아졸라 등 전설적인 아티스트들의 명곡을 한 무대에서 선사한다. 아르헨티나 반도네온 연주자 마르셀로 니신만과 피아니스트 바나 기에리그와 함께한다.
독일 뮌스터에서 태어난 그는 10대 시절 세라 본과 칙 코리아의 재즈, 조니 미첼의 포크 음악, 핑크 플로이드의 록에 빠져 살았다. 쾰른의 무용 전문학교와 빈 막스 라인하르트 드라마스쿨을 졸업했다. 무용, 연기, 노래를 섭렵한 그에게는 일찍부터 장르의 경계가 없었다. 다수의 뮤지컬에 출연했고, 영화 ‘패션쇼’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임신한 채 누드로 출연해 파격적인 영상을 남겼다.
그를 유명하게 만든 건 1987년 독일계 유대인 작곡가 쿠르트 바일(1900~1950)을 재조명하는 데뷔 앨범을 내면서부터다. 그는 세계대전 이후 암울했던 시대를 어루만졌던 카바레 음악의 미학을 완벽하게 구사한다. 그는 “과거와 현재의 카오스 중심에서 살고 숨쉬는 게 좋다. 세계의 조화에 대한 바람과 영혼의 자유에 대한 갈망이 나의 이야기와 멜로디 속에 살아 숨쉬고 있다”며 바일의 음악적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바일처럼 미국에 사는 독일계 이주민인 그는 “바이마르 시대의 욕망과 혼란은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다. 나는 언제나 동시적이며 향수 어린 눈으로 베를린을 바라볼 것”이라고 말한다. 4만~12만원. (02)2005-0114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