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 위기를 맞고 있는 저축은행들은 막판까지 자회사 지분 매각, 외자 유치 등 자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어떻게든 영업정지만은 막아보겠다며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통천 한국저축은행 대표는 4일 기자와 만나 “경기저축은행 지분을 팔아 400억원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라며 “매각 협상이 거의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러나 아직 인수자는 밝힐 수 없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경기저축은행은 한국저축은행의 계열 저축은행으로 또 다른 계열 저축은행인 진흥저축은행이 최대주주(86.38%)다. 진흥저축은행은 한국저축은행이 지분 64.38%를 갖고 있다. 경기저축은행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자산이 2조3000억원에 이른다.

이 대표는 “사옥만 3개를 팔았고 자회사 매각 및 증자 등으로 1200억원을 만들었다”며 “진흥저축은행도 매각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저축은행은 또 자회사인 영남저축은행 주식 695만주(46.68%)를 처분한다고 이날 공시했다. 인수자는 ‘인베스터 유나이티드’로 자동차부품업체인 서진캠이 최대주주다. 매각 금액은 163억원이다. 한국저축은행이 보유한 영남저축은행 지분은 93.29%에서 46.69%로 줄어들지만 최대주주 지위는 유지된다.

솔로몬저축은행도 살생부에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애쓰고 있다. 솔로몬저축은행은 3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외국계 회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를 담은 경영개선안을 금융당국에 제출한 상태라고 전했다. 솔로몬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주주가 지분과 경영권 일체를 예금보험공사에 맡길 의향도 있다는 점을 당국에 전달했다”며 “외자유치를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만이라도 갖게 되길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감독당국 관계자는 “5일 경영평가위원회를 열어 저축은행들의 자구계획을 최종적으로 점검할 것”이라며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