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게임업체 일렉트로닉아츠(EA)의 신작 게임 ‘피파(FIFA)온라인3’의 몸값이 지나치게 높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EA는 인기 축구게임 ‘피파온라인’ 시리즈의 최신작인 ‘피파온라인3’ 서비스를 국내에서 유통시킬 게임업체를 찾고 있다. 넥슨 네오위즈게임즈 엔씨소프트 등 국내 게임매출 상위권 업체들이 협상 대상이다.

문제는 계약금이다. 판매액에 관계없이 최소한 지급해야 하는 미니멈개런티(MG)가 6000만달러(682억원)까지 올라갔다. 그동안 국내에 서비스된 대작 게임의 최고 계약금은 100억원 정도였다.

EA는 계약금과 별도로 게임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40~50%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성곤 게임산업협회 사무국장은 “계약금 6000만달러는 외국 사례를 봐도 과도해 보이는 금액”이라며 “계약한 업체는 수익을 내기 위해 게임을 비싸게 유통할 수밖에 없어 이용자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A가 요구하는 계약 조건이 불리한데도 국내 게임유통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달려드는 것은 전작인 ‘피파온라인2’가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네오위즈게임즈가 2006년부터 서비스해온 이 게임은 지금도 인기 순위 5위(게임트릭스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월 매출은 100억원에 달한다.

게임업체 입장에서는 수백억원을 투자해 새로운 게임을 만드는 모험을 하기보다는 기존 인기게임의 후속작을 확보하는 것이 손쉬운 돈벌이가 된다. 김 사무국장은 “국내에 킬러 콘텐츠가 부족해 외국업체에 끌려다니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업체는 외국의 인기게임 유통보다는 앞으로의 경쟁력을 위해 다양한 신작 게임을 내놔야 한다”고 비판했다.

피파온라인2 서비스 종료 여부도 도마에 올랐다. 피파온라인3 유통 계약을 맺은 국내업체가 EA에 피파온라인2 서비스 종료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EA가 피파온라인3를 위해 피파온라인2의 업데이트를 하지 않을 경우 애꿎은 이용자만 피해를 볼 것으로 보인다. 피파온라인2 가입자는 700만명이 넘는다.

EA 관계자는 “피파온라인3의 한국 서비스를 위해 여러 업체와 협상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